[출근길 인터뷰] 종묘 인근서 500여년 전 묻힌 소뼈 무더기 발견

이경희 2024. 8. 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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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제사를 지낸 서울 종묘 인근에서 500여년 전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소뼈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한양도성 유적 안에서 이처럼 많은 양이 나온 사례가 처음이고요.

뼈를 자르거나 열을 가한 흔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소고기를 먹고 난 뒤 뼈를 버린 게 아니었단 얘기죠.

뉴스캐스터 연결해 500년 전에 종묘 인근에 묻힌 소뼈의 비밀, 풀어보겠습니다.

강수지 캐스터.

[캐스터]

동물뼈 전문가이자 발굴 당시 현장에 계셨던 김헌석 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사와 이야기 나눠볼게요, 안녕하십니까?

[김헌석 / 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사]

안녕하세요.

[캐스터]

종묘 인근에서 500년 전 묻힌 걸로 추정되는 소뼈가 발굴됐다고 들었는데 당시 발굴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헌석 / 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사]

이번에 소뼈가 발견된 유적은 종묘에서 600m 그리고 광장시장 앞에 위치한 유적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최근 종로 일대를 비롯해서 여러 곳에서 도시 환경 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번 유적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조사가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발굴 조사 당시 확인된 층위에서는 조선 전기에 해당하는 15세기에서 16세기에 해당하는 층위에서 소뼈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발굴 조사 당시에 3X4m 정도의 좁은 범위에서 대량의 소뼈 무더기가 확인되면서 저희 국가유산청의 이 뼈에 대한 수습 및 분석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고 저희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같이 조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소뼈는 모두 수습된 상태인데요. 수습 결과 10개의 구덩이 속에서 소뼈가 묻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렇게 대량으로 소뼈가 확인되면서 이 소뼈가 묻히게 된 원인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캐스터]

이렇게 한양 도성 안에서 동물뼈가 부분적으로 출토한 사례가 있었나요?

[김헌석 / 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사]

이전까지 한양 도성 내에서 소뼈가 발견된 사례는 다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간다면 이전에는 단독으로 구덩이가 있거나 혹은 그 구덩이 속에서 소뼈가 있더라도 일부분만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과 같이 10여 개의 구덩이가 한 번에 밀집되어 있고 그리고 대량의 소뼈가 발견되는 사례는 특이한 사례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에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캐스터]

소뼈 전문가시잖아요. 종묘와 소뼈, 이 두 연관 관계를 역사적으로 풀어 본다면요?

[김헌석 / 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사]

일단 지금 발견된 위치 자체가 종묘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종묘제례와 관련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종묘제례에 사용된 제수품 목록들을 보면 소고기를 사용한 사례들이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들을 통해서 본다면 소들이 제례에 사용되는 제수품을 이용하고 그게 폐기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능성이 이렇게 도살 흔적들이 소뼈에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통해서 소가 대량으로 폐사했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캐스터]

소뼈가 무더기로 발굴된 곳이 청계천 인근에 있는데요. 그렇다면 청계천과의 연관성도 찾아볼 수 있을까요?

[김헌석 / 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사]

청계천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 현재도 남아 있는 마전교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 마전교라는 곳이 조선 전기에는 가장 큰 소와 말을 매매하는 시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장에서 이용된 소들이 여기에 묻혔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캐스터]

발굴된 소뼈가 지난주 경주문화연구원으로 보내졌는데 앞으로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고 정밀 분석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김헌석 / 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사]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발굴된 소뼈들은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희 경주로 이관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관된 소뼈들은 경주에서 1년 정도 분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발견된 소뼈들은 조선 전기에 곧 사람들이 소를 어떻게 이용하고 폐기했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연구를 통해서 조선 전기의 소의 모습과 소의 이용과 폐기까지 다양한 모습들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캐스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출근길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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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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