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해진 금융지주, 벤처투자 혹한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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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펀드의 민간 자금 마중물 역할을 해온 금융지주들이 최근 출자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연초부터 벤처펀드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벤처펀드의 높은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 때문이다.
벤처펀드, 사모펀드의 대부분 투자자산이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벤처펀드의 RWA 가중치는 4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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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3 예외조항 적용 목소리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국내 벤처펀드의 민간 자금 마중물 역할을 해온 금융지주들이 최근 출자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 운용사들은 벤처펀드 결성에 난항을 겪으며 벤처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체투자 규모가 축소되거나 아예 집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동안 벤처펀드에 공격적으로 출자해오던 보험, 캐피탈사들도 올해부터 출자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금융기관들이 연초부터 벤처펀드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벤처펀드의 높은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 때문이다. RWA가중치는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을 뜻하는데 가중치가 높을수록 자기자본비율(BIS) 관리 부담도 커지게 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바젤3 도입으로 금융지주의 보통주 자본(CET1)관리가 중요해졌다. CET1은 RWA 대비 보통주 자본의 비율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중 금융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클수록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흡수할 여력이 크다.
올초부터 금융감독원은 CET1 비율을 통상적인 법정 규제 수준(12%)보다 높은 13%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RWA 가중치가 높아짐에 따라 해당 비율 유지가 어려워지게 됐지만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역시 RWA 가중치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1분기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CET1은 KB금융지주(13.4%), 신한(13.09%)를 시작으로 하나(12.89%), 농협(12.63%) JB(12.32%), 우리금융지주(11.95%) 등이다.
벤처펀드, 사모펀드의 대부분 투자자산이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벤처펀드의 RWA 가중치는 400%다. 금융기관이 벤처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하면, 회계 장부에는 4000억원이 RWA로 잡히게 되는 것이다. 기초자산 평가가 어려운 가상화폐(RWA 가중치 1250%) 정도를 제외하면 투자자산 중 가중치가 가장 큰 편이다.
다만 바젤3에 따르면 비상장주식 거래에 대한 예외조항이 있다. 특정 경제 분야의 지원을 목적으로 정부가 투자금을 보조하고, 정부 감독 아래 지분율이나 투자 지역에 제한을 둔다는 전제가 충족되면 RWA 가중치는 기존 기준이 아닌,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벤처펀드라고 하더라도 100%로 적용할 수 있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벤처투자 등 양대 정책금융기관의 하반기 출자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운용사들은 제안에 앞서 금융지주 등 민간 자금을 모으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용사들은 벤처펀드를 결성할 때 정책자금을 받은 뒤 은행이나 캐피탈·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매칭 자금을 받아야 하는데 이 금융사들의 출자 여력이 줄거나 막히면서 펀드 결성에 난항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벤처생태계 육성을 위해서는 바젤3의 예외 적용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벤처육성을 위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을 얘기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당국의 과도한 규제로 벤처펀드 결성의 난이도만 높아지고 있다"라며 "특히 벤처펀드를 통해 신산업 육성이 필요한데 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예외 적용이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h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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