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KIA 김도영을 헛스윙K로 처리하다니…이래서 제2의 오승환, 이것이 대박, 2025년 궁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하의 김도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의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 타율은 무려 0.399다. 4할에 육박한다. 그런 김도영을 잡을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는 게 드러났다. 압도적 구위다. 김도영보다도 2살 어린 김택연(19, 두산 베어스)이 보여줬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8회말 1사 1,2루 위기. 김도영 타석이 되자 이승엽 감독은 과감하게 마무리 김택연을 올렸다. 터프세이브 상황. 무려 5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 그러나 김택연은 이승엽 감독의 의도를 100% 수행했다.
김도영에게 구사한 초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을 많이 벗어났다. 2구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유도. 3구는 몸쪽 보더라인으로 들어가는 150km 패스트볼. 여기서 김도영이 헛스윙을 했다. 4구가 역시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났다. 그렇게 볼카운트 2B2S.
김택연의 5구는 153km 패스트볼이었다. 이번엔 바깥쪽 보더라인을 공략했다. 김도영으로선 손이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2스트라이크에 제구가 되는 공이었기 때문. 그러나 김도영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즉, 김택연은 포심패스트볼 타율이 4할에 육박하는 KBO리그 최고의 강타자를 포심패스트볼로 잡았다. KIA는 여기서 꼬이면서, 9회말까지 김택연에게 끌려갔다. 이승엽 감독의 김택연 조기 등판은 성공적이었다. 김택연은 올 시즌 46경기서 2승1패4홀드1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 신인왕은 예약.
업계에서 김택연을 두고 ‘오랜만에 마무리다운 마무리가 나왔다’라고 한다. 선수출신 타 구단 한 관계자는 전성기 오승환(삼성 라이온즈)급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성기 오승환급인데 아예 못 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어쨌든 전성기 오승환은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는, 타자를 위축시키는 마무리였다. 2000년대 중반 혈기왕성하던 그 시절엔 패스트볼 하나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타자들의 타구는 내야를 못 벗어났다. 잘 맞은 타구를 거의 안 내줬다.
분당회전수를 보면 김택연의 위력을 잘 알 수 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김택연의 패스트볼 분당회전수는 2494.8회로 리그 43위다. 여기서 규정이닝을 못 채운 투수들을 제외하면 단연 탑클래스다. 변화구를 더한 전체 분당회전수는 2072.7회로 리그 17위다. 이러니 김택연의 150km은 타자가 체감하는 155km 정도 된다고 봐야 한다.
이제 궁금한 건 본격적인 풀타임 마무리 커리어를 시작하는 2025년이다. 김택연이 몇 개의 세이브를 따낼지, 세이브왕에 오를 것인지가 벌써 궁금하다. 당장 올 가을 프리미어12도 궁금하다. 대표팀 마무리로도 손색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래서 몸 관리가 중요하다. 천하의 오승환도 2009년과 2010년 잔부상으로 사실상 안식년을 보냈다. 한국야구 마무리 지형도가 바뀔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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