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머스크의 짓? ‘해리스 지지 백인녀석들’ 엑스 계정 차단
트럼프와 악연이었던 머스크
바이든에 무시당하고 아들 성전환 이후 “좌파(woke)바이러스 깨부술 것” 다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공개 천명한 일론 머스크의 엑스(X)가 "해리스를 지지하는 백인 녀석들" 그룹의 계정을 일시 차단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줌 화상회의를 통한 백인 남성들 중심의 이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20만 명 이상이 참여해 400만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이 단체는 @dudes4harris 계정이 "계정 차단 회피를 금지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사용자 보고"에 따라 차단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차단됐다가 3시간여 만에 복원됐다. 행사 주최자 로스 모랄레스 로케토가 X측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X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엑스의 계정 차단은 민주당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머스크가 인수한 뒤로 대선을 앞두고 온라인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로케토는 엑스 측으로부터 계정 차단과 관련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면서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 주죄자 계정을 모방한 @dudesforharris라는 계정이 엑스에 새로 개설됐으며 이를 통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행사를 비방하는 내용이 엑스에 게재됐다.
해리스 부통령 진영의 엑스 계정에 문제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한 지난 21일에도 해리스 부통령 캠프의 공식 계정인 @KamalaHQ의 접속이 안 된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과거 바이든 선거 캠프 계정이던 이 계정이 해리스 캠프 계정으로 바뀌면서 팔로워들이 몇 시간 만에 수십 만 명이 늘어나자 엑스 측이 갑작스러운 팔로워 증가 등 내부 규정을 이유로 일시 차단했었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나는 트럼프 ( 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희망한다"며 트럼프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피격 직후 주먹을 불끈 쥐고 들어올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게시한 뒤 "미국에 이처럼 강인한(tough) 후보가 있었던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었다"며 그를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 비교해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머스크는 바이든을 지지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머스크 측을 노골적으로 회피하며 머스크는 ‘노골적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WSJ는 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측근들이 미국자동차노동조합(UAW)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8월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차량으로 바꾼다는 목표를 가진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한편 11월에는 관련 행사도 기획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바이든이 초대한 것은 제너럴모터즈(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모회사 스텔란티스 임원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메리 배라 GM CEO에게 "당신은 자동차 산업 전체를 전기화했다"고 칭송했지만, 그해 4분기 테슬라는 미국에 11만 5000대의 EV를 공급한 반면 GM의 생산량은 26대에 불과했다. 이 모습은 영상으로 담겨,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트윗에 올렸는데 머스크는 "T로 시작해 A로 끝나며 ESL이 가운데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의 트윗에는 또 다른 누리꾼이 "광기가 퍼져있다. 이 거짓말에 대해 바이든과 바라는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댓글을 달고 머스크는 "바이든은 인간 형태를 한 멍청한 꼭두각시다"라고 대꾸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여러 차례에 거쳐 트위터 측에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법무부는 스페이스엑스가 고용 관행에서 차별을 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스타링크에 대해 9억달러에 달하는 농촌 광대역 보조금을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머스크가 민주당 측과 소원해지는 반면, 공화당과는 긴밀한 관계가 형성됐다. 특히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엑스 인수 후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검열 등을 완화했는데 이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대선 직후, 트럼프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자 트위터는 "추가로 폭력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폐쇄한 바 있다. 반면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한 이후 22개월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원했다.
과거 막말을 주고받은 ‘악연’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회복했다. EV를 생산하는 머스크와 내연기관 차를 중시하며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공연히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계가 좋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으며, 그를 위한 슈퍼팩(정치후원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최근 보수논객인 조던 피터슨 박사와의 대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능력주의와 자유와 같은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더 일치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끌렸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속아서 아들의 성전환에 동의했다며 "이 경험 이후 좌파(woke) 바이러스를 깨부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16일 엑스와 스페이스X의 본사를 테슬라처럼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제장한 법안이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 있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이 법은 학교 직원이 학생의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본인의 허락 없이 부모 등 다른 사람에게 알리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박세영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장검 살인’ 피의자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횡설수설
- 박나래, ‘나혼산’ 하차? “아이 낳고싶어, 결혼 알아보는 중”
- ‘10억 로또’ 동탄롯데캐슬 1가구에 294만명…사상 최고
- “우리 대대 3대 엉덩이”…병사가 여성상관 성적 모욕했는데도 선고유예
- 전북대 32만여 명 개인정보 유출…홍콩과 일본에서 해킹 공격
- 이준석 “尹 너무 과소평가했다…내 예측 틀려”
- 오! 세계를 홀린 ‘미남 칼잡이’ [2024 파리올림픽]
- 총알 박힌채 태어난 아기… “사격연습하다 만삭아내 관통”
- 신유빈, 日 꺾고 20년 만 탁구 단식 4강행
- [속보] 이진숙 방통위원장, 취임 첫날 KBS·방문진 이사 13명 선임 의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