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명 “‘응팔’ 출연 회차 늘고 ‘이태원클라쓰’ 역할 변경, 터닝포인트 됐다”[EN:인터뷰③]

박수인 2024. 8.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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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X+U 제공
STUDIO X+U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유재명이 출구가 없다고 느꼈던 당시를 떠올렸다.

유재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새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각본 이수진 / 연출 최국희 이후빈)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며 출구가 없다고 느꼈던 시절을 회상했다.

유재명은 '노 웨이 아웃'이라는 제목처럼 실제로 인생의 출구가 없다고 느껴진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연기자로서 막막한 경험을 했고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다. 서울 올라왔을 때도 오디션도 보고 프로필도 직접 돌리면서 막막함이 있었다. (부산에서) 극단을 운영하면서 연출을 하고 번아웃 같은 걸 겪고 나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충동적인 마음이 있었다. 계획보다는 쉬러 왔다가 눌러 앉은 케이스다. 현실은 너무 가난했었고 '응답하라 1988'을 만나서 새로운 2막을 시작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터닝포인트 된 시기로는 "세번 정도가 있다. '응답하라 1988'이 전국민이 사랑하는 드라마였기 때문에 큰 포인트였다. '응답하라 1988' 때 동룡(이동휘 분)의 아버지 역할이었는데 원래 집 내부 세트가 없었다. 외부 대문만 있고 가족도 없었다. 2, 4, 8부에만 나오고 빠지는 역할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동룡 아버지를 빌드업시킬 충분한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8부에서 빠지는 역할이라 최선을 다했는데 계속 다른 신이 생기고 아내도 생기고 가족도 생겨서 18부까지 쭉 가게 됐다. 그런 행운은 잘 없는 것 같다. '비밀의 숲'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전작 '응답하라 1988'과 '욱씨남정기'에서의 코믹한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였는데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저라는 배우에게 그 캐릭터가 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열심히 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세 번째는 '이태원 클라쓰'였던 것 같다. 원래 장가 회장 역할이 아니었고 아버지 역할로 4회차 나오는 거였는데 감독님께 '장가 회장을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먼저 제안을 드렸다. 감독님도 상상을 못 하셨는데 급물살을 타면서 분장을 했고 그 역할을 하게 됐다. 그 세 작품이 큰 포인트였던 것 같다"며 흥미진진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노 웨이 아웃'과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는 '행복의 나라'에서도 또 다른 악역을 선보일 예정. 유재명은 "마치 계획한 것처럼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게 됐는데 저는 무계획의 계획에 의해 움직이는 편이다. ('행복의 나라'에도) 관심가져 주셔서 좋기도 하고 다른 결의 작품이라서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어서 배우로서 행복하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은 좋은 역을 하기를 바란다. 애쓴다기 보다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지만 좋은 작품 기다리고 있다. (악역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좋은 캐릭터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쉬지 않고 작품을 해오는 이유로는 '일 중독'이라고 고백했다. 유재명은 "배우라는 존재의 숙명인데 실제로 쉬지를 못 하는 것 같다. 쉬어본 적이 없으니까 쉬는 걸 못하는 것 같다. 잘 쉬어야지 충전해야지 하는 것 때문에 의도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취미가 있다면 동네 산책하고 친구들과 술한잔 나누는 게 다인 것 같다. 이제는 균형감 있는 삶을 찾는 게 목표가 된 나이가 된 것 같다"며 "일을 즐기면서 하는 편은 아니고 너무 잘하고 싶어서 저를 괴롭히면서 작품을 했던 것 같다. 나이가 좀 들면서 많이 좋아졌다는 걸 느끼는 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싶다. 운이 좋게 하고 싶은 작품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지금 6살인데 이름이 '유모든'이다. 모든 나라를 다 가고 싶다고 하더라. 국기 외우는 데 소질이 있어서 퀴즈를 내면 잘 맞힌다. 일도 열심히 하면서 아이와 많은 나라를 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연극에 대한 여전한 애정도 드러냈다. 오랜 기간 청소년 연극 지도를 해온 유재명은 "4, 5년 정도 작업한 것 같다. (그때 가르쳤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다 대학생이 됐다. 낯선 서울 생활에 유일하게 정을 준 곳이었던 것 같다. 어떤 분의 소개로 하게 됐고 (청소년들과) 공동창작을 하게 됐다.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대본을 써서 올리고. 지금은 하고 있지는 않고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그런 쪽으로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옆에서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청소년 연극이 많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10년 동안 몇 번 (연극을) 추진하려 하다가 작품을 많이 선택하게 되면서 현실적으로 못하게 됐다. 8년 전이 마지막 연출인데 이후에 시도하다 못 했다. 내년까지 출연 작품들이 정해져서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 같다"며 민망함을 드러냈다.

최근 출연한 너튜브 채널 '채널십오야' 예능 '나영석의 와글와글'에서는 격정멜로에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유재명은 "격정멜로라는 단어보다 중년의 사랑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 엄마, 중년 삼촌의 사랑과 이별, 삶의 이야기. 좋은 작품이 많았지 않나. (중년의 사랑이) 마음껏 표현되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며 "하고 싶은 상대 배우는 비밀로 하겠다"고 수줍게 덧붙였다.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유재명은 "제의를 많이 받은 편인데 촬영이 많아서 못 했다. 또 못 할 것 같아서 거절했던 것 같다. '삼시세끼' 같은 좋은 여행 예능이 많이 않나. 오랜만에 ('나영석의 와글와글'로) 예능 현장에 가봤는데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저는 재밌는 사람이 아니라서 거기서 그냥 어딘가에 살라면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광수, 김무열 배우와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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