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S토리] 투자계획의 시작은 스스로에 대한 이해부터

민훈기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부장 2024. 8. 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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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한때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라는 단어가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 포모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이 말은 동참하지 않았다가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지 강박적으로 불안해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즉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이다. 비트코인, 2차전지 등의 강세는 많은 사람들이 포모 심리로 투자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승장을 불러온 '포모 랠리'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점을 갱신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확대됐다. 특히 인공지능(AI)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이 그 중심에 자리하면서 랠리를 이끌었다.

랠리가 형성되면 투자 경험이 없던 고객도 즉흥적으로 또는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서 과감하게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렇듯 군중 심리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논리와 이성보다는 감정이 투자 과정에서의 의사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군중 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책임감 있는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투자를 왜 하는지, 자산관리 목적이 무엇인지 등 투자자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자산관리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이 원칙은 투자자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원칙은 기본에 충실하기다. 장기적 관점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실제 투자에서 기본에 충실하기 위한 주요 원칙은 ▲투자 대상, 투자 주기, 포트폴리오 리뷰 및 리밸런싱(투자 자산 비중 조정) 주기 등과 같은 투자 계획 전반의 원칙을 세우고 적용 ▲포트폴리오가 투자 성향에 일치하는지, 장기 목표 달성에 접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리뷰 및 리밸런싱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이고 마켓 타이밍 리스크를 줄이기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시기(과매도 구간)와 같은 추가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일부 현금을 보유 ▲감정적으로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않기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두 번째 원칙은 다각화다. 역사적으로 매년 꾸준히 최고의 성과를 내는 특정 자산군은 없었다. 따라서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고 꾸준한 장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것에 투자하는 것이 다각화는 아니다. 올바른 투자 다각화는 각자의 상황에 맞춰 견고하고 안정적인 핵심 투자 대상들을 선정하는 동시에 단기적인 기회 요인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개선하는 포트폴리오를 의미한다.

세 번째 원칙은 지속적으로 시장에 머물기이다. 시장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보다 '시장에 머무는 시간'에 집중하는 것으로 첫 번째 원칙인 기본에 충실하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기간 매수하고 시장이 저점인지 고점인지 예측하지 않는 장기 투자 전략을 통해 변동성 구간을 지나면서 좀 더 꾸준하고 일관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네 번째 원칙은 '위험과 수익(Risk & Return)'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더 높은 위험을 감내해야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위험이 높은 투자가 더 높은 수익을 낳을 가능성이 있지만 높은 위험이 좋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먼저 스스로 어떤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지 알아야 하고,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에서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원칙은 보장 플랜이다. 이는 경제적 불확실성의 시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방편인 동시에 현재의 자산은 물론 질병, 장애, 사고로 상실할 수 있는 미래 수입까지도 보호해주는 안전 장치이다.

투자에서 100% 확실한 것은 없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금융 환경의 변화와 불확실성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준비 과정은 예기치 않은 변동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자산 배분이 될 수도 있고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장기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산관리라는 퍼즐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조각은 투자자 자신이다. 특정 시장에 대한 전망 그리고 특정 종목에 대한 전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투자 계획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책임감 있는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산관리 원칙을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

민훈기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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