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 전도연의 복수극, 기대와 다를 수도 [영화보고서:리뷰]

[뉴스엔 장예솔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리볼버'는 복수극일까, 블랙 코미디일까.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교도소에 수감된 수영은 조금의 감정 동요 없이 교도관이 묻는 질문에 속사포처럼 답한다. 이는 출소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한 절차. 2년 전, 경찰이었던 수영은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한 클럽에서 벌어진 마약 사건에 연루된다. 그렇다고 수영을 단순한 비리 경찰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무슨 일인지 마약 사건을 조사하던 중 자신의 이름이 나왔고,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서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모든 죄를 뒤집어쓸 시 그만한 대가를 주겠다"는 약속에 솔깃해 옥살이를 시작한 것. 그들이 말한 대가는 수영이 입주할 예정이던 아파트와 7억이다.

2년 만에 교도소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된 수영은 어쩐지 표정이 밝지 않다. 사람이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 했던가. 대가를 약속했던 이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후 사건의 배후를 알고 있는 윤선(임지연 분)이 찾아오고, 그때부터 대가를 되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리볼버'는 9년 전 영화 '무뢰한'(2015)을 통해 한차례 호흡을 맞춘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의 재회작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전도연이 준비 중인 작품에 문제가 생겨 낙심하고 있는 오승욱 감독에게 "대작이 아닌 짧고 경쾌하고 신나는 작품"을 제안했다고. 본래 시나리오 작업이 오래 걸리는 오승욱 감독은 전도연을 염두에 두고 무려 4년 만에 시나리오를 완성시켰다. 그렇게 나온 작품이 '리볼버'다.

연기 장인이 총출동한다. 전도연은 이름에 걸맞은 연기로 극의 중심을 탄탄히 잡고, 로코킹 지창욱은 그간 필모그래피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렬하면서도 찌질한 빌런 앤디로 변신한다. 실감 나는 욕 연기 또한 주목할 만하다. 임지연이 분한 윤선은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가늠할 수 없는 윤선의 이중적인 면모를 물오른 연기로 완벽하게 소화한다. '여배우 컬렉터' 임지연과 전도연의 워맨스 역시 기대해도 좋다.

'특별출연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준 이정재, 정재영, 전혜진은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며 영화에 힘을 보탠다.

전개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목과 줄거리만 보면 '한 여인의 무자비한 복수극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큰 액션 없이 잔잔한 대사로 구성돼 자칫 지루함이 느껴진다. 갑자기 등장하는 인물들의 허술함과 유머는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하나 긴장감을 감소시켜 강력한 복수극 혹은 범죄물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겐 실망감을 안길 수 있다. 러닝타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엔 장예솔 imye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