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피벗' 시그널 준 파월, 한은도 10월 금리 내린다?
간밤 파월의 목소리는 잠자는 한국은행을 깨웠다. 지난달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깜빡이'를 켠 상태지만 부동산시장과 가계대출, 원/달러 환율 등 금리 조정을 주저하게 만드는 변수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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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이날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9월 회의를 포함해 향후 회의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경제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위원회의 대체적인 의견"이라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문에 금리인하 시점이 임박했다고 짐작할만한 설명을 담았다. '고용이 여전히 강세'라는 이전 문구를 '둔화됐다'로 수정했고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표현은 '증가했지만 낮게 유지되고 있다'로 바뀌었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했던 표현은 '두 가지 책무를 모두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수정됐다. 두 가지 책무는 '물가'와 '고용'을 모두 안정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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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금융·외환 등 한은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는 여전하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대를 지키고 있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25일 기준 557조4116억원이다. 6월 말(552조1526억원) 대비 5조26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올라 지난주(0.0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에 당장 이달 22일 예정된 금통위에서는 한은이 또 한 번 동결을 택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후 남은 10월, 11월 중 금리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30일 공개된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위한 두 가지 전제조건으로 외환 시장 안정과 구조조정 및 부동산 가격 안정을 거론했다. 이 위원은 "금리 인하가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을 되돌리거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전날(1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그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각국의 물가·경기 상황 등에 따라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외 금융 여건 변화에도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이에 대해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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