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퍼레이드·K팝 콘서트… 대전 0시축제서 ‘무더위 싹~’ [지방기획]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
캐치프레이즈 내걸고 다양한 이벤트
시민·문화예술인·상인 등 참여 확대
해외 7개 도시서 예술공연단도 방문
인파 밀집 관리 등 안전사고 예방 총력
‘노잼도시에서 빵잼도시, 이젠 놀잼도시로.’
한여름 밤 대전이 불타오른다. 대전의 과거, 현재, 미래로 떠나는 시간여행축제인 ‘대전 0시축제’가 볼거리·즐길거리를 대폭 늘려 찾아왔다. 이달 9일에서 17일까지 9일간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사까지 원도심 일원은 각양각색의 재미로 물든다.
대전 꿈씨 가문을 일구는 ‘꿈돌이’는 0시축제 마스코트로, 꿈돌이 포토존과 원도심 공공기관 건물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예술단은 각국의 춤사위를 펼쳐 보인다. 올해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테마파크도 마련됐다. 올해는 세계적 축제인 영국의 에든버러축제처럼 사전행사가 마련돼 전국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0시축제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 캐치프레이즈로 한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0시축제는 2009년 처음 열린 이후 14년 만인 지난해 부활했다. 지난해 축제는 1993년 대전엑스포 이래 대전에서 열린 단일행사로는 최다인 110만명이 방문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간은 늘어나고 행사장 범위는 넓어졌다. 지난해 일주일간 열렸던 축제가 올해는 9일간 열린다. 대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사전행사까지 포함하면 축제는 보름 동안 원도심 일원을 달군다. 대전역에서 중앙로, 옛 충남도청 구간 1㎞에 이르는 원도심 상권에선 매일 오후 2시 축제의 문이 열린다. 축제는 자정까지 진행되며, 행사 구간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차량 통행이 통제된다.
지난해 3일만 진행된 대규모 길거리 퍼레이드는 매일 시민들을 만난다. 군악대와 패션모델, 오토바이, 민속놀이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닌 퍼레이드단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광복절인 15일에는 외국 백파이프단과 군악대가 펼치는 특별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시간여행퍼레이드도 볼거리다. 대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증기기관차, 수소트램, 우주선을 소재로 한 퍼레이드카와 공연단이 9일간 행사장을 함께 누빈다. 14일에는 롯데월드 퍼레이드단의 특별공연도 예정돼 있다.
0시축제는 문화예술공연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 문화예술인의 공연 기회가 대폭 늘어난다. 행사장 인근 버스킹 무대, 소극장 등 실내 공연장, 갤러리 등 25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행사 일주일 전부터는 소규모 공연, 전시회, 연극제 등 다채로운 사전 붐업행사도 진행돼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시립무용단, 시립합창단, 시립연정국악단 등 대전시립예술단도 한여름 밤 문화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0시축제의 모티프가 된 추억의 대중가요 ‘대전부르스’는 전국 규모의 창작가요제에서 새롭게 재해석된다. 전국댄스페스티벌, 대전K힙합페스티벌, 대전부르스 전국가요제 등 온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연도 펼쳐진다.
세계적인 축제를 지향하는 만큼 해외도시 예술단의 초청공연과 외국인 장기자랑대회도 열린다. 일본 삿포로시, 대만 가오슝시, 베트남 빈증성, 중국 우한·난징·칭다오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시 등 5개국 7개 도시에서 120명 이상의 시민대표단과 공연단이 방문한다.
K팝 콘서트도 펼쳐진다. 댄스·발라드·힙합·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의 실력 있는 국내 정상급 뮤지션이 매일 출연하는 K팝 콘서트는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식혀 줄 예정이다. 15일에는 대전 출신 스타의 밤이 예정돼 있다.
‘과학수도’ 대전의 위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풍성하다. 대전의 4대 핵심산업인 나노반도체·우주항공·바이오헬스·국방산업은 물론 대덕특구 출연기관과 지역 혁신기업의 성과물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무인자동차·누리호발사체·로봇 등 대전이 가진 첨단 과학기술의 성과물과 함께 인공지능(AI)·가상현실(VR)·3차원·로봇 기술을 활용한 과학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대전엑스포에서 태어난 꿈돌이는 행사장 곳곳에서 추억을 만들어 준다. 100m에 이르는 꿈씨 패밀리 포토존과 팝업스토어, 행사장 곳곳에서 설치된 꿈돌이 포토존, 그리고 인형탈을 쓴 꿈씨 패밀리가 관람객과 즐거운 시간을 만든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즐비하다. 옛 충남도청사 공간은 축제기간 동안 패밀리테마파크로 변신한다. 개막 일주일 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되며 캐릭터존·미디어아트·루미나리움·과학체험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볼거리·체험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대전다움’을 보강했다. 대전시민과 문화예술인, 상인 등의 참여를 확대했다. 150명이 넘는 대학생·시니어 모델이 펼치는 대규모 패션쇼 퍼레이드는 11일 열린다. 광복절 당일에는 시민 300명이 참여해 해방의 기쁨을 재연한다. 다음날인 16일에는 전통민속놀이단 200명이 퍼레이드를 통해 대전의 전통문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폐막일인 17일에는 시민과 마을합창단이 어우러진 1000명의 대규모 공연단이 ‘대전부르스’를 합창하면서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
지역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할 기회도 마련됐다. 버스킹 무대, 소극장, 갤러리 등 25개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진행된다. 지역 청년작가 90명은 자신의 미술작품을 착한가격에 판매한다. 캐리커처 그림을 그려주는 미술품 직거래 장터가 매일 열린다. 대학생·상인 등 30팀이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진행된다.
먹거리존은 지난해 4곳에서 올해 6곳으로 늘었다. 참여 점포도 80개에서 120개로 40개 늘었다. 대흥동·선화동의 맛집이 총출동하는 먹거리존과 한방차·한방 먹거리가 있는 한방에먹방, 중앙시장 야시장, 0시 포차, 마른안주·맥주와 함께하는 건맥페스타가 운영된다.
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시간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600명에 이르는 경찰, 전문인력, 자원봉사자 등이 1㎡당 최대 3명 이하로 인파 밀집 관리에 나선다. 과거·현재·미래존 구역별로 안전관리팀장을 지정해 장소별 책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메인무대와 성심당·중앙로역·지하상가 연결구간 등 안전취약 지역은 안전요원이 상시 배치된다. 인파밀집 우려가 발생할 경우 중앙로역을 무정차 운행하고 지하철 역내에 안전관리 인력을 집중 배치할 예정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 0시축제를 5년 이내 아시아 1위, 세계 3대 축제 반열에 올려 대전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키우겠다”며 “올해는 지난해 나타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 만큼 방문객 200만명, 경제적 효과 3000억원의 성과를 가져오도록 착실히 준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대전 0시축제의 또다른 백미는 사전행사이다. 올해부터 대전시, 대전관광공사와 0시축제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대전문화재단은 0시축제 일주일 전인 2일부터 사전행사를 진행한다. 테미오래 거리공연으로 0시축제 붐업 문을 열고, 3일부터는 패밀리테마파크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힙합뮤지션 공연인 힙합인영을 비롯해 드라마서커스, 각종 전시 등이 운영된다.
대전시에 따르면 3일 중구 옛 충남도청사는 패밀리테마파크로 변신하다. 도청사 야외주차장에선 오색찬란한 세상을 만날 수 있는 루미나리움(Luminarium)이 마련되고, 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사) 1∼4전시실은 미디어아트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루미나리움은 영국 루미나리움 업체인 ‘아키텍츠 오브 에어’(AOA)의 체험형 설치물이다. 설치물 내부로 들어서면 빛과 색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AOA는 1992년부터 시작해 5개 대륙, 40여개 국가에서 300만명 이상이 관람한 예술 프로젝트다.
루미나리움의 한 종류인 테세라딕스는 보다 더 밝고 화려하게 디자인된 구조물이다. 테세라딕스의 ‘테세라(Tercera)’는 스페인어로 ‘세 번째’를, ‘딕스(Dix)’는 프랑스어로 ‘10’을 뜻한다. AOA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제작자 앨런 파킨슨을 포함해 5명이 4개월 동안 영국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테세라딕스는 이전의 루미나리움 디자인보다 더욱 다양한 색상의 빛을 혼합 제작해 지금까지 루미나리움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색상을 내부에 연출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로 야간개장을 진행하며, 무료 입장이다. 운영시간은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다. 쾌적한 관람을 위해 30분 단위로 제한된 인원(80명)만 입장할 수 있다.
4일 우리들공원에선 힙합가수를 만날 수 있고, 원도심 갤러리에선 대전의 근현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근현대사진전이 우연갤러리와 이공갤러리에서 열린다. 충남도청 야외공간에서 3일부터 17일까지 총 6회에 걸친 드라마서커스 공연이 진행된다.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재단이 진행하는 사전행사는 0시축제를 세계 일류 축제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자 200만 방문객 유치를 위한 핵심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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