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 피의자 경찰 구속…도검 소지자 전수조사
피의자 “미안한 마음 없다”
일본도를 이용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은 8월 한 달 동안 소지가 허가된 도검 8만2641정에 대해 전수점검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도검 소지자의 범죄경력 여부와 가정폭력 이력, 관할 경찰서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해 소지허가 적정 여부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신건강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소지허가 여부를 심의해 필요시 허가를 취소하게 된다. 또 허가 관청이 지정하는 장소에 도검을 보관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이에 따르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검을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죄경력이 확인되면 총포화약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소지허가를 취소한다.
경찰은 총포화약법 개정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규허가 시 신청자의 정신질환이나 성격장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허가 갱신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도검류는 운전면허가 있으면 정신질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신체검사서를 첨부하지 않아도 소지허가를 받을 수 있고, 별다른 갱신 규정도 없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0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정문 앞에서 주민 백모씨(37)가 단지 주민 A씨(43)에게 날 길이 75㎝의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씨는 지난 1월 장식용 목적으로 당국으로부터 도검 소지 승인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백씨는 이날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백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나의 범행 동기는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서”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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