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을 왜? 트레이드 논의조차 없었다, 우승하려면…" SD 폭풍 기세, 다저스도 긴장해야 하나
[OSEN=이상학 기자] ‘예비 FA’ 김하성(29)을 트레이드하지 않은 것에서 우승을 향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 LA 다저스도 스윕할 정도로 샌디에이고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다저스도 이제 긴장해야 한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마이애미 말린스 마무리인 우완 투수 태너 스캇, 우완 투수 브라이언 호잉을 받으며 좌완 투수 로비 스넬링, 우완 투수 아담 마주르, 내외야 유틸 그레이엄 폴리, 내야수 제이 베시어스 등 유망주 4명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또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부터 베테랑 좌완 선발 마틴 페레즈를 받으며 좌완 투수 로날디스 히메네스를 내줬고, 그 전날에는 탬파베이 레이스 우완 불펜 에이스 제이슨 아담을 영입하며 우완 투수 딜런 레스코, 외야수 호머 부시 주니어, 포수 J.D. 곤잘레스 등 3명의 유망주를 넘겨줬다.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면서 즉시 전력들을 대거 영입, 약점인 불펜 중심으로 마운드 보강에 집중했다.
트레이드 마감일 기자회견에서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야구운영사장은 “올해 우리는 진지하게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3~5년 후도 바라봐야 하지만 올해 우승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우리는 우승을 꼭 하고 싶다는 의욕이 넘친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상호 옵션 거부를 통해 FA가 될 수 있는 유격수 김하성을 트레이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우승에 대한 욕구 때문이었다. 프렐러 사장은 “김하성은 우리 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에 대한 트레이드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우리가 이기기 위해선 유격수에서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김하성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성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말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팀의 110경기 중 108경기에 출장, 타율 2할2푼9리(363타수 83안타) 10홈런 44타점 57득점 54볼넷 72삼진 20도루 출루율 .329 장타율 .366 OPS .696을 기록 중이다. 타격은 기복이 있지만 유격수 수비는 꾸준히 안정적이다.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는 +5로 리그 전체 유격수 36명 중 9위로 상위권이다.
수년간 대형 투자를 했던 샌디에이고는 지난겨울부터 긴축 재정으로 돌아서 시즌 후 FA 김하성을 잡을 여력이 없다. 하지만 올해 우승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전력인 김하성을 포기할 수가 없었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또 다른 예비 FA 스캇을 비롯해 즉시 전력들을 더 끌어모았다.
프렐러 사장의 자신감은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후반기 11경기에서 9승2패로 8할대(.818) 승률을 질주 중인 샌디에이고는 59승51패(승률 .536)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2위에 올라있다.
특히 7월31일~8월1일 다저스전을 모두 잡고 NL 서부지구 1위 다저스(63승46패 승률 .578)를 4.5경기 차이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 5월5일 이후 가장 적은 격차로 좁혔고, 오는 9월25~27일 마지막 남은 3연전에 관계없이 다저스전 7승3패로 상대 전적 우위도 확보했다. 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시즌 최종 성적 동률시 상대 전적으로 순위를 가리기 때문에 다저스와 격차를 사실상 3.5경기로 줄인 것과 같다.
샌디에이고는 딜런 시즈, 마이클 킹, 맷 왈드론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는 가운데 후반기 타선도 반등세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주릭슨 프로파를 중심으로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가 살아나며 화력이 붙었다. 6월말 오른쪽 대퇴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곧 돌아오면 타선은 빈틈이 없다. 각각 팔꿈치 염증과 가족 문제로 빠진 1~2선발 조 머스그로브와 다르빗슈 유까지 복귀하면 선발진도 리그 최강이 될 수 있다. 약점이었던 불펜에 새로운 선수들이 수혈되면서 후반기에 더 크게 치고 올라갈 힘이 생겼다.
지난해 12번이나 끝내기 패배를 당할 정도로 뒷심이 약했지만 올해는 7번의 끝내기 승리로 끈끈함도 강해졌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우리 목표는 시즌 중 어느 시점에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 우승을 하는 것이다”고 자신했다. 매니 마차도도 “우리는 다저스를 이겨야 한다. 그들을 뚫어야 한다”며 다저스를 넘어 지구 우승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드러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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