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복싱 메달’ 임애지 “기다리기 지루했다. 금메달 따겠다”
“기다리기 지루했어요. 야간 경기라서요.”
임애지(25·화순군청)는 2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콜롬비아의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를 맞아 3대2로 판정승한 뒤 이렇게 말했다.
임애지는 이날 계속 파고드는 카스타네다를 상대로 빠른 발을 이용해 물러나는 스타일로 맞섰다. 이에 임애지는 “사실은 상대가 생각보다 덜 달라붙었다. 원래 더 파워풀한 상대라서 조금 더 많은 전략을 세웠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그냥 내가 더 집중을 해야겠다’라는 판단이 들었고, 생각을 비우고 눈 앞에 집중했다”라고 했다. 카스타네다는 경기 내내 주먹을 힘껏 휘둘렀지만 계속 빗나갔다. 임애지는 “그렇게 엇박으로 나오는 게 정말 즐거웠다. 내가 내 페이스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복싱은 동메달결정전 없이 준결승 패자 2명에게 모두 동메달을 준다. 덕분에 동메달을 확보한 임애지다. 남자부 한순철이 2012 런던 대회 때 따낸 은메달 이후 12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가 됐다. 동시에 여자 복싱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됐다. 임애지는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는 환하게 웃으면서 “정말 뜻깊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임애지의 종합 대회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16강 탈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16강에서 떨어졌다. 임애지는 “도쿄 때 지고난 뒤 감독님이 ‘3년 남았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는 잘 못하고 져서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 힘이 쭉 빠지더라. 지금 와보니 어떻게 그래도 했네라는 생각인 것 같다”고 했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로는 가벼워진 마음을 꼽았다. 임애지는 “그때와 여러모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음가짐이 달랐다. 그때는 성적을 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더 컸더라면 이번에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는 ‘즐기고 싶다’는 말을 정말 했다. 그게 바뀐 것 같다”고 했다.
임애지는 동메달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8강전을 앞두고) 주변에서 ‘1승만 하면 메달이다’라고 하시는데, 그때 나는 ‘네? 저는 3번 더 이길 건데요’라고 말했었다. 지금 결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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