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시그널 선명해졌다…성장주의 시간
증권가, 美 연준 연내 세 차례 금리인하 전망
금리 하락시 성장주 우위 시장 전환 기대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 비중 늘려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오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성장주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리가 인하하면 조달 비용이 감소, 미래 기대 이익의 현재 가치가 높아지는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어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관련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금리 인하가 새로운 주가 상승 동력이 될지가 관심사다. 증권가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바이오, 소프트웨어, 미디어 등을 손꼽고 있다.
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6.99포인트(0.25%) 오른 2777.6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794.11까지 상승하면서 2800선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279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7월23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역시 이날 오름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813.53을 기록해 전날 대비 10.38포인트(1.29%) 올랐다.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한 원인으로는 외국인과 금리가 손꼽힌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의 투심을 자극,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4380억원, 코스닥에서 33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 증시도 호재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7월31일(현지시간) 개최된 7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증 조건이 충족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내 세 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거비 등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 기조가 확인되고, 고용지표 과대평가가 확인되면 통화정책 완화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란 근거에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까지 현재 물가 안정 기조에 실업률이 4.1%인 현 수준보다 더 높아지면 인하는 시작될 것”이라며 “대선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연준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파월의 원론적 발언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3차례 인하, 2025년까지 3.75% 정도 인하 기대가 과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리 낮아지면 성장주 고개…바이오·소프트웨어 주목
증권가에선 지난달 키 맞추기 순환매에서 발생한 가치주의 강세가 8월에는 성장주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하며 IT하드웨어 등 업종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성장 쪽으로 나타난 만큼 유망 업종으로 IT하드웨어, 미디어, 소프트웨어, 바이오(헬스케어), 디스플레이 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IT하드웨어 업종 내 대표적인 성장주로는 이수페타시스(007660)가 꼽힌다. 이수페타시스는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고다층기판(MLB)를 생산하는 회사로 MLB 기판 공급 부족 현상이 통신 및 서버장비로도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추가로 5공장 투자가 주요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선 게임 업체인 크래프톤(259960)이 성장주로서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크래프톤은 비수기에도 배틀그라운드(PUBG) 지적재산권 파워가 지속하는 가운데, 하반기 신작 모멘텀이 기대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다수 e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 성장과 8월 게임스컴에서 공개될 인조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익 개선 모멘텀을 가진 한미약품(128940), SK바이오팜(326030) 등 헬스케어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는 섹터별 영업이익 산포도 관점에서 우위에 있다”며 “금리 하락이 헬스케어 방향성에 우호적임과 동시에 실적 측면에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의미로, 수출 상위를 차지하는 대형 헬스케어를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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