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염소산업 급성장과 질병관리 필요성

오연수 강원대 교수 2024. 8.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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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염소산업은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염소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에도 국내 염소 질병시장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염소 질병 관리를 위해 염소수의사회가 올 하반기 발족할 예정이다.

질병 관리의 체계화를 넘어 염소산업이 동물복지 축산물 생산으로까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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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염소산업은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염소는 고기와 젖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올해 사육마릿수는 60만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제품의 수요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염소 사육은 크게 고기를 생산하는 육용종, 젖을 생산하는 유용종, 털을 생산하는 모용종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육용종을 사육한다. 2017년까지 염소는 면양과 함께 ‘축산법’에서 하나로 묶여 있었지만, 국내 염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현재는 분리됐다.

염소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에도 국내 염소 질병시장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염소 질병에 대한 정부의 정기검사는 단 한번, 그것도 10년 전에 시행된 것이 유일하다. 염소를 전담하는 수의사는 극소수이며, 염소 질병을 진단하는 기관이나 연구자도 매우 부족하다.

정부 차원의 염소 질병 정책은 구제역 백신접종과 큐열 등 인수공통감염병 모니터링에 그치고 있고, 특히 브루셀라병과 결핵병 같은 중요한 법정 가축전염병에 대한 검사는 전무하다. 질병의 발생과 피해규모를 알 수 없으니 질병 관리의 기반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실제 현장에선 염소에 발생하는 세균성 질병들을 치료하고자 사용하는 항생제에 대한 용량과 용법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염소농장에서 확산하는 설사병인 크립토스포리디움증은 치료제가 수입되지 않아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염소 질병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하반기부터 염소 브루셀라병·결핵병에 대한 검진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산이 미리 마련되지 않은 만큼 시범사업 형태로 시작해 내년부터 정식 예산을 확보해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재래 흑염소 혈통 보존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동시에 염소농가의 동물건강관리 정보 수집에 관한 내용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염소산업발전연구회와 동물약품기업들도 염소 백신 개발에 나섰다. 또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염소 질병 관리를 위해 염소수의사회가 올 하반기 발족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염소산업의 동물복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도 질병 관리와 연구,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뤄지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질병 관리의 체계화를 넘어 염소산업이 동물복지 축산물 생산으로까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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