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른하늘에 번개'…안병훈의 다사다난했던 1R 마지막 홀

신용일 기자 2024. 8. 2.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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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훈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선 안병훈이 쉽지만은 않은 첫날을 보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 경기가 시작된 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1)엔 쨍쨍한 햇볕 속에 맑은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세계랭킹 1∼3위인 스코티 셰플러,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를 필두로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하면서 많은 갤러리가 모여 '한여름의 골프 축제' 분위기를 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조가 15번 홀을 치를 때쯤인 오후 4시 30분쯤 때아닌 '번개'를 이유로 경기가 중단됐습니다. 오후 들어 구름양이 늘어나던 중이긴 했으나 여전히 하늘은 밝은 상태였습니다.

17번 홀까지 이븐파를 기록 중이던 안병훈은 18번 홀(파4)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두 번째 샷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중단 소식에 잠시 코스를 벗어나 있어야 했습니다.

경기가 재개돼 그가 두 번째 샷을 하기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은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4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안병훈은 보기를 적어내며 1오버파로 1라운드를 마쳤습니다.

이후 만난 안병훈은 18번 홀 상황에 대해 "30분 정도면 나쁘지 않다. 날씨가 따뜻해서 웜업도 다시 할 필요 없이 칠 수 있었다"면서 "오늘 끝난 게 다행"이라며 웃었습니다.

안병훈이 라운드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고 있을 때 다시 천둥·번개가 찾아왔고, 경기가 한 차례 더 중단됐습니다.

안병훈은 라운드를 전반적으로 돌아보면서 "샷 감각이 조금 좋지 않아서 버디 찬스가 많이 안 나왔다. 두 번째 샷이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게 좀 아쉬웠다"며 "4번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는 버디 기회가 한두 번 정도밖에 없었을 정도로 힘든 라운드"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더 못 칠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면 선방한 것 같다. 1오버파보다 잘 칠 수는 없었던 날"이라며 "사흘 더 남았기에 샷 감각만 돌아와 준다면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공동 11위에 올라 한국 남자 선수 올림픽 골프 최고 성적을 보유한 안병훈은 이날 8년 만에 올림픽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는 "골프장 안에서는 다른 대회와 같은 느낌이지만, 첫 번째 홀 티샷을 할 때는 한국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주시는 것이 느껴지면서 한국 대표로 나왔다는 게 실감 나 조금은 달랐던 것 같다"고 감회를 전했습니다.

이어 안병훈은 "하루 이틀 정도 안 맞을 때 무너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흘 내내 쳐야 하는 대회이다 보니 안 좋은 날은 잘 막고, 컨디션 좋을 때는 스코어를 줄여야 한다"면서 "오늘 8언더파도 나온 것처럼 저도 충분히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사흘 선전을 재차 다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신용일 기자 yongi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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