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수상한' 흑자

권화순 기자, 이창섭 기자 2024. 8. 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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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급증에도 높은 순이익을 기록해 '뻥튀기' 의혹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감독회계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저축은행은 줄줄이 적자를 냈지만 국제회계(IFRS) 기준을 적용해 과거 경험손실을 반영한 캐피탈사는 높은 수준의 이익을 기록해서다.

금융당국은 캐피탈사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감독회계 충당금과 IFRS 충당금의 차액만큼을 대손준비금(자본계정)으로 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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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부실發 '적자' 저축은행과 대비
회계기준 다른 탓…"사실상 뻥튀기"의혹
캐피탈사(26개사) 순이익 대비 대손준비금 비중/그래픽=김지영


캐피탈사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급증에도 높은 순이익을 기록해 '뻥튀기' 의혹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감독회계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저축은행은 줄줄이 적자를 냈지만 국제회계(IFRS) 기준을 적용해 과거 경험손실을 반영한 캐피탈사는 높은 수준의 이익을 기록해서다. 일부 캐피탈사는 감독회계 기준을 적용하면 적자로 돌아선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2분기 실적이 대비됐다. 하나금융지주 산하 하나저축은행은 54억원 적자를 낸 반면 하나캐피탈은 509억원 순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80억원 적자, 우리금융캐피탈은 800억원 순익을 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 신한저축은행과 신한캐피탈은 각각 125억원, 1084억원 순익을 내 이익 격차가 벌어졌다.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잔액이 많고 연체율이 치솟아 돈 떼일 것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 부담이 크다. 6월말 기준 사업성평가로 충당금 부담은 확 늘었다. 특히 캐피탈사의 PF 잔액이 25조4000억원으로 저축은행 9조4000억원 대비 2배 넘는데도 캐피탈 실적이 나쁘지 않아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는 양 업권의 충당금 적립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저축은행은 감독회계 기준에 따라 향후 발생할 부실 가능성도 감안해 충당금을 쌓고 100% 비용처리한다. 반면 IFRS를 쓰는 캐피탈사는 과거 경험손실을 바탕으로 충당금을 산출한다. 2011년 이후 PF 부실이 적었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금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순이익·대손준비금 비교(2024년 3월말)/그래픽=김지영


금융당국은 캐피탈사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감독회계 충당금과 IFRS 충당금의 차액만큼을 대손준비금(자본계정)으로 쌓게 했다. 26개 주요 캐피탈사가 지난해 자본계정에 반영한 대손준비금 전입필요액은 3910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순이익 대비 대손준비금 비중이 갈수록 불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이익 대비 대손준비금 전입 필요액 비중이 1%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5.2%로 늘었고 지난해 12.9%에 달했다. 지난 3월말엔 20.3%로 뛰었다. 캐피탈사들의 낙관적인 회계처리에 따라 감독당국 기준과 갈수록 격차가 벌어진다. 그만큼 캐피탈사 실적에 의구심이 커진다.

심지어 대손준비금이 이익을 추월하기도 했다. 지난 3월말 신한캐피탈 순이익은 614억원인 반면 대손준비금 전입 필요액은 691억원이었다. 메리츠캐피탈은 259억원의 순익을 냈다고 발표했으나 대손준비금 전입 필요액은 383억원에 달했다. 저축은행과 동일한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했다면 두 회사는 적자 기업으로 돌아선다.

금융권 관계자는 "2분기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 순익을 냈다고 하는데 계열사들이 PF 충당금을 제대로 쌓았는지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캐피탈사 관계자는 "실적발표시 반영 회계기준이 다를 뿐이지 대손준비금 반영 당기순이익은 추후 당국 통계에서는 반영이 돼 발표된다"고 설명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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