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강준이와 후배 골퍼 위한 페이스 메이커 되고 싶다”
시니어 오픈 위기 상황선 야디지북에 쓴 성경 구절 읽어
“아들 강준이를 포함해서 다음 세대에게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같이 경기하면 잠재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존재요.”
PGA 투어 시절 이루지 못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국 선수 최초로 시니어 투어 메이저 대회(더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에서 이룬 최경주(54)는 자택이 있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도착하자마자 바쁘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다음 날(30일) 오전 일찍 막내아들 강준이 참가한 텍사스주 오픈 대회를 응원하기 위해 다녀왔다.
듀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 강준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 월요 예선을 5언더파 1등으로 통과하며 본대회에 참가해 또 한번 아버지를 기쁘게 했다. 최경주가 스코틀랜드 커누스티에서 열린 더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 전날 아들은 미국 대학 주요 골프 대회인 콜 코튼 스테이츠 아마추어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31일에는 댈러스에서 그에게 골프를 배우는 꿈나무들과 햄버거 축하 파티를 했다. “레슨을 하면서 이 친구들에게 배우는 것도 정말 많아요. 가르치면서 스윙하는 모습을 찍어두고 나중에 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동영상을 보면 정작 저는 가르친 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걸 보면서 저부터 다시 기본에 충실한 스윙을 하려고 하죠.”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성경 구절을 읽었다고 했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마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잠언 구절이다. 올해 KPGA 투어 최고령 우승(54)과 자신의 첫 (시니어) 메이저 우승 등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최경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스쾃 120번, 팔굽혀펴기 25번을 하고 묵직한 악력기를 갖고 놀아요”라고 했다. 덕분에 40대 후반 때보다 지금 체력이 훨씬 좋다고 한다. 예전엔 강한 바람에 공이 너무 휘는 구질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일관성 높은 ‘묵직한 페이드 샷(약간 오른쪽으로 휘는 샷)’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야 메이저에서 우승할 준비가 된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정도 세기의 악력기를 다루면 비거리와 정확성이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최경주는 9일 열리는 보잉 클래식을 시작으로 3주 연속 PGA 챔피언스 투어 대회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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