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곡예사로 일했던 '쿠바 출신' 로메로, 난민 역도 선수로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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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팀에 뽑혀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에 출전하는 '거구' 모라 로메로(26)는 한때 공중 곡예사로 일했다.
파리 올림픽 공식 정보 사이트인 마이 인포는 1일(현지시간) 쿠바에서 태어난 로메로가 난민팀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로메로가 출전하는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 경기는 8월 10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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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난민팀에 뽑혀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에 출전하는 '거구' 모라 로메로(26)는 한때 공중 곡예사로 일했다.
영국의 휴양지 블랙풀에서 관중 1천600명 앞에서 공연할 때는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역도 선수로 뛰길 열망했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약속한 대로 올림피언이 됐다.
파리 올림픽 공식 정보 사이트인 마이 인포는 1일(현지시간) 쿠바에서 태어난 로메로가 난민팀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로메로는 매우 말랐던 12살 때 굵은 팔뚝과 두꺼운 다리를 가진 친구들이 부러워서 역도를 시작했다.
쿠바 역도 유망주로 꼽혔지만, 15살 때 아버지가 감옥에서 사망하고 21살 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로메로는 역기를 내려놓았다.
이후 그는 서커스단에 들어가 트램펄린을 배워 공중 곡예사로 일했다.
2018년에는 영국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블랙풀에서 연기하기도 했다.
로메로는 "영국에서의 첫 번째 공연 때 관중 1천600명 앞에서 연기할 때 '아, 이건 정말 대단할 일'이라고 느꼈다. 공연을 준비하는 건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서커스단은 그에게 하루에 두 번, 주 6일 일하게 하면서 주급 200파운드(약 35만원)만 줬다. 돈을 더 벌고자 고용주의 집을 청소하기도 했다.
다시 쿠바로 돌아간 로메로는 2021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
영국에 망명 신청을 한 로메로는 영국 정부가 제공한 런던 북부 호텔에서 머물렀다.
쿠바에 있는 여동생과 통화하던 중 '어머니에게 꼭 역도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는 걸 떠올린 그는 무작정 런던 역도 아카데미를 찾았다.
마이크 카우저 코치는 "네가 정말 역도로 성공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매일 오전 8시 30분에 이곳으로 오라"고 말했다.
로메로는 오전 6시에 호텔을 출발해 6시 30분에 역도 아카데미에 도착했다.
카우저 코치는 "로메로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멋진 사람"이라며 "그는 자신이 한 말을 모두 지켰다"고 전했다.
2022년부터 영국 내에서 열리는 역도 경기에 출전할 자격을 얻은 로메로는 2022년 89㎏급, 2023년 96㎏급에서 영국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12월에 난민 신분을 인정받은 뒤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자금을 지원받았다.
올해 5월에는 "난민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는 연락도 받았다.
로메로는 "연락을 받기 일주일 전에 여자친구가 출산했고, 나는 병원에서 난민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었다"며 "나와 여자친구가 울었고, 내 사연을 들은 주위 사람들도 우리와 함께 울었다.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로메로가 출전하는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102㎏급 경기는 8월 10일에 열린다.
이 경기에는 한국의 장연학(아산시청)도 출전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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