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드라마보다 재밌는 ‘현실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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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온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을 사흘 만에 정주행했다.
일에다 생후 100일을 갓 넘긴 딸 하진이를 돌보느라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이 드라마를 참지 못했던 것은 극본을 쓴 박경수 작가의 오랜 팬이기 때문.
박경수 작가는 이른바 '권력 3부작'으로 불리는 '추적자 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 등 선굵은 드라마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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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온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을 사흘 만에 정주행했다. 일에다 생후 100일을 갓 넘긴 딸 하진이를 돌보느라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이 드라마를 참지 못했던 것은 극본을 쓴 박경수 작가의 오랜 팬이기 때문. 박경수 작가는 이른바 ‘권력 3부작’으로 불리는 ‘추적자 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 등 선굵은 드라마로 유명하다. 등장인물들이 서로 뒤통수를 치는 두뇌싸움을 잘 그려내 주변에선 ‘박통수’ 작가로 부르곤 한다. 그의 작품답게 총리의 대통령 시해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암투와 묘하게 한국 현대사가 떠오르게 하는 극중 설정으로 보는 내내 “역시 박경수”라며 감탄하며 봤다.
김 여사가 디올백 수수 의혹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받은 최근 검찰의 대면조사도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검찰 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은 ‘패싱’당했다. 조사하러 간 검사들은 휴대폰까지 제출했다. 검찰을 ‘콜검’이라 부르며 “김 여사가 조사받은 게 아니라 검찰이 조사당한 것 아니냐”라고 비판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최근 나를 가장 웃음 짓게 한 것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였다.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한 요직에 이념적 편향이 심해도 너무 심한 인사를 후보자로 지명한 건 그렇다 쳐도 파도 파도 계속 나오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은 고개를 젓게 한다. 자택 근처 빵집에서 새벽에 법인카드를 긁은 것도 업무용이라고 해명하더니 대전 유명 빵집인 ‘성심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 없다고 했는데, 곧바로 100만원 넘게 결제한 게 드러났다. 청문회가 이리 코미디 같으니 코미디 프로그램 시청률이 잘 안 오는 것 아닌가.
박 작가는 돌풍 집필 이유에 대해 “지금의 우리 현실이 너무 답답하니 시청자들에게 드라마에서라도 ‘백마 탄 초인’이 세상을 뒤엎으려고 시도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답답한 현실을 뒤엎기 위해선 백마 탄 초인까지도 필요없다. 그저 지극히 상식적이고 공정한 사람들만 정치를 해도 충분하다. 그러고 보니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키워드가 ‘상식’과 ‘공정’이었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남정훈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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