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한국은 '성장 슈퍼스타'…韓발전사, 개도국 필독서"
"주목할 만한 경제, 성장의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이 보고서는 한국의 경험을 집중 조명한다."
(The standout economy - the growth superstar even - is the Republic of Korea, and this Report prominently features its experiences.)
세계은행(WB)이 많은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뒤 고소득국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이른바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 빠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한국을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세계은행은 1일 오전(현지시간)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 : 중진국 함정'을 발표했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도국이 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 중진국 수준에 와서는 어느 순간 성장이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세계은행이 2006년 '아시아경제발전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세계은행은 2022년 기준 1인당 GNI(국민총소득)가 1136달러~1만3845달러인 나라를 중진국으로 정의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중진국 함정 극복을 위한 '3i' 전략을 제시했다. 3i는 △투자(Investment) △기술 도입(Infusion) △혁신(Innovation)이다.
저소득국 단계에선 투자 촉진을 통해 성장을 시작하지만 중진국 단계 이후에는 투자 확대만을 통한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며 해외 기술 도입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이론을 언급하며 지속적인 성장성 제고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낡은 제도와 관습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즉 투자와 기술도입, 혁신이란 '3i 전략'을 통해 개도국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3i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사례로 한국을 들었다.
보고서는 한국을 "1960년 1인당 GNI가 약 1200달러 이하에서 2023년 약 3만3000달러 수준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슈퍼스타"라며 "한국 경제 발전사는 개도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라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성공 비결로 △해외 아이디어 도입 및 혁신 유도 정책 △위기를 기회로 활용 - 외환위기 극복 △교육에 대한 투자 강화 △여성 노동 참여율 제고 등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한국이 금융시장 개방 및 외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인프라 투자(1i)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기술 도입 및 R&D(연구개발), 교육 등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높였다(2i)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금융, 재벌 등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을 통해 시장 담합과 지배력 집중을 완화하는 등 경쟁시장을 조성하고 국내 벤처 기업을 육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3i)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최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무역과 투자의 위축, 포퓰리즘과 공공부채의 증가, 기후변화 등이 중진국 성장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30년 전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끈 발전 전략을 '기적을 일으키는 것'에 비유한 것을 인용하며 "오늘날 중진국이 한국이 25년 만에 이뤄낸 성과를 50년 만에 달성하는 것도 기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과보호나 대기업을 옥죄는 것에서 벗어나 생산성이 높은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인적 투자를 강화해 경제·사회적 이동성을 높이는 등 혁신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가 2가지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문지성 기획재정부 개발금융국장은 "세계은행이라는 전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기관에서 한국의 성장을 극찬하고 개도국의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이번 보고서가 단순히 우리 경제의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니고 현재와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가 언급한 3i 전략 내용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 포함된 내용들"이라며 "보고서가 직접 역동경제 로드맵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부가 (역동경제 로드맵에서) 설정한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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