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KIA와 시리즈 싹쓸이' 두산, 김도영 잡은 김택연 KKK쇼 미쳤다…발라조빅 첫승[광주 게임노트]

김민경 기자 2024. 8. 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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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택연 ⓒ 연합뉴스
▲ 8회 승부처에서 두산 베어스 마무리투수 김택연 상대로 헛스윙 삼진에 그친 뒤 아쉬워하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선두 KIA 타이거즈 상대로 시리즈를 싹쓸이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산은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와 팀간 시즌 15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시리즈 첫 경기에서 12-7로 승리하고, 지난달 31일에는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30득점), 최다 점수차(24점), 최다 출루(42출루)와 함께 팀 한 경기 역대 최다 안타(28개)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30-6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틀 동안 42점을 뽑았던 방망이가 조금은 식었지만, 시리즈 마지막 날까지 KIA의 기세를 꺾으면서 반등의 발판을 제대로 마련했다.

5위 두산은 최근 3연승을 질주하면서 시즌 성적 54승50패2무를 기록해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1위 KIA는 시즌 41패(60승2무)째를 떠안았다. 두산은 올 시즌 KIA와 딱 한 차례 맞대결을 남겨둔 가운데 상대 전적 8승6패1무로 앞서면서 우위를 확정했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제러드 영(우익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김기연(포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좌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발라조빅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직전 경기에서 신기록을 작성한 타선과 관련해 "좋은 기분은 잊어버리려 한다. 오늘(1일) 경기가 걱정이다. 7월에 부진했고, 후반기 팀 선수들 대부분 3할을 넘기지 못했다. 7월 타율 1할대 선수들이 몇 명 있었다. 한 경기로 단정짓긴 어렵지만, 1위팀 상대로 이기면서 다득점하다 보니까 그런 분위기가 예전에 우리가 5월에 좋았을 때 타격 페이스를 찾아가는 희망이 보이지 않나 생각한다. 오랜만에 편하게 야구를 봤다"며 좋은 감을 쭉 이어 가길 기대했다.

KIA는 최원준(우익수)-홍종표(2루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나성범(지명타자)-변우혁(1루수)-박찬호(유격수)-김태군(포수)-박정우(중견수)로 발라조빅에 맞섰다. 선발투수는 제임스 네일이었다.

KIA는 최근 체력과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최형우와 김선빈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수비 강화에 무게를 뒀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형우는 컨디션 자체가 안 좋아 보이고, 지쳐 보인다. 많은 타석에 나갔고, 찬스 때 많은 해결을 해줬기에 피로도가 쌓인 것 같다. 네일이 나갔을 때 실책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뒀다. 형우와 (김)선빈이는 중요한 상황에 대타로 나설 수 있게 준비시키려 한다"고 했다.

앞선 2경기와 달리 발라조빅과 네일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발라조빅은 6⅔이닝 102구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첫 승(1패)을 신고했다. KBO리그 데뷔 이래 가장 긴 이닝을 책임지면서 남은 시즌 라울 알칸타라를 대체할 에이스로서 기대감을 높였다. 발라조빅은 직구(51개), 커브(18개), 슬라이더(17개), 포크볼(16개)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6㎞, 평균 구속은 152㎞로 형성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포크볼도 최고 구속 148㎞를 찍었고, 평균 구속이 143㎞까지 나올 정도로 빨랐다.

네일은 6이닝 99구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치고도 시즌 4패(9승)째를 떠안았다. 득점 지원을 아예 받지 못한 여파였다. 네일은 직구(27개), 투심패스트볼(22개), 스위퍼(23개), 체인지업(11개) 등을 섞어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1㎞, 평균 148㎞로 형성됐고, 투심 패스트볼도 최고 150㎞까지 나왔다.

▲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조던 발라조빅은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 연합뉴스
▲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은 6이닝 1실점 비자책점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 연합뉴스

5회까지 0-0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두산은 1회초 2사 후 제러드와 양석환, 김재환까지 3타자 연속 볼넷을 얻으면서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강승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선취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3회부터는 이닝마다 안타가 나오긴 했지만, 산발적으로 나오면서 득점으로 전혀 연결이 되지 않았다.

KIA도 발라조빅에 막혀 공격 흐름이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3회말 선두타자 박찬호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김태군의 번트가 뜨면서 투수 뜬공으로 처리됐다. 이때 발라조빅이 1루로 귀루하는 박찬호를 잡으려다 악송구가 나왔고, 박찬호는 그사이 2루까지 진루했다. 박정우의 1루수 땅볼로 2사 3루가 된 가운데 최원준의 타구가 좌중간을 향해 빠르게 뻗어갔으나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점프하면서 낚아채 직선타로 처리했다. 5회말에는 나성범과 박찬호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으나 김태군이 유격수 병살타에 그쳤다.

두산은 6회초 상대 실수에 힘입어 결승점을 뽑았다. 1사 후 김재환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상황. 다음 타자 강승호가 투수 네일 앞에 평범한 땅볼을 쳤다. 네일은 침착하게 타구를 잡고 2루수 홍종표에게 송구했는데, 글러브 끝에 맞고 중견수 앞으로 빠져 나가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2루수 포구 실책이 나오자 김재환이 2루를 거쳐 3루까지 전력질주해 슬라이딩했는데, 이때는 중견수 박정우의 3루 송구 실책이 나왔다. 공이 3루 더그아웃 쪽 구조물에 박히면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각각 3루와 2루에 있던 김재환과 강승호에게 한 베이스씩 진루권이 주어졌다. 김재환의 득점으로 1-0이 된 순간이었다. 계속된 1사 3루 기회에서 김기연과 김재호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면서 팽팽한 흐름은 유지됐다.

6회까지 84구를 던진 발라조빅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소크라테스를 1루수 땅볼로 잡고, 나성범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2사까지 버텼으나 변우혁과 박찬호에게 차례로 안타와 볼넷을 내줘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발라조빅의 투구 수가 102개까지 불어나면서 좌완 필승조 이병헌이 공을 이어 받았고, KIA는 대타 최형우를 내보내면서 승부를 걸었다. 이병헌은 여기서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8회말 승부처에서는 마무리투수 김택연의 호투가 빛났다. 이병헌이 이창진과 최원준을 차례로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에 놓인 가운데 홍건희로 교체했다. 홍건희의 초구에 홍종표가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이 공이 포수 머리 위로 높게 뜨면서 뜬공이 됐다. 여기서 두산은 바로 마무리투수 김택연을 붙였다. 타석에는 최연소 30홈런-30도루 도전자 김도영이 들어설 차례였다. 김택연은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로 윽박지르면서 위기를 넘겼다. 김도영을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시속 153㎞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다음 타자 소크라테스 역시 볼카운트 2-2에서 시속 153㎞짜리 직구로 헛방망이를 이끌면서 삼진으로 잡았다.

김택연은 9회말에도 남은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책임졌다. 선두타자 나성범을 볼카운트 1-2에서 시속 154㎞짜리 빠른 공으로 헛스윙 처리하면서 삼진 퍼레이드를 이어 갔다. 1사 후에 서건창을 사구로 내보내긴 했지만, 박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만 남겨뒀다. 이어 한준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2사 1, 2루가 됐지만, 이창진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김택연은 시즌 12호 세이브를 챙겼다.

▲ 두산 베어스 김택연(왼쪽)과 포수 김기연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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