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떠나도 ‘서포터’는 사라지지 않는다…영화 ‘수카바티’
[앵커]
경기장의 마지막 선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 바로 '서포터'들인데요.
연고 이전의 아픔을 딛고 시민구단을 창단해낸 FC안양의 서포터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열성적인 거리 응원으로 2002년 월드컵 역사에 남은 K리그 서포터들.
그런데 월드컵 성공을 계기로 안양LG는 연고지를 서울로 옮깁니다.
["그 사랑과 지지와 열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간 거예요."]
대기업 구단과 선수는 떠났지만 안양 서포터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축구협회에 항의하고 때로는 경기장에 난입했습니다.
환영받지 못하는 괴짜 취급에도 9년간의 좌충우돌 끝에 시민구단 FC안양을 창단해냅니다.
[나바루/'수카바티' 감독 : "자기네들의 자존감이라고 할까요. 주체적으로 계속 (응원)팀이 있었던 거 자체가 너무 흥미가 있었고요. 9년 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었을까."]
영화는 픽션보다 더 극적으로 사회 운동을 펼친 서포터들을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주목하고, 서포터의 시각으로 K리그의 역사를 다시 씁니다.
["나의 사랑 나의 안양 수카바티 Gotta Go."]
응원 구호이자 제목인 '수카바티'는 안양의 지명 유래인 '극락'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입니다.
되찾은 응원 구호를 함께 외치는 순간 느끼는 강렬한 집단 의식은 특색을 잃어가는 위성도시의 일상을 극락의 경험으로 바꿉니다.
[선호빈/'수카바티' 감독 : "'우리에게만 있는 스토리가 있어' 이거가 굉장한 로컬리티, 지역 정체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해요."]
서포터들의 무한한 지지를 받는 FC안양은 올해 2부리그 1위를 달리며 승격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주변으로 밀려난 상처를 맹목적인 사랑으로 서로 보듬고 치유하는 이야기는 전국 77개 개봉관과 극장 밖 그라운드에서 동시 상영 중입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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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 기자 (isegor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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