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논란’ 센강서 경기 후 10차례 구토...그대로 생중계 됐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들이 경기 후 구토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센강을 둘러싼 수질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파리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출전한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29)는 결승점을 통과한 이후 10여차례 구토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타일러가 결승 직후 땅을 바라본 채 구토를 하고 있었다. 이 모습은 중계 카메라와 사진을 통해 전 세계에 전파를 탔다.
뉴욕포스트는 “실제로 물 상태 때문인지, 아니면 신체적으로 힘든 운동 종목이라 지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경기가 끝날 무렵 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듯 했다”고 설명했다.
트라이애슬론과 마라톤수영 경기가 펼쳐질 센강의 수질은 대회 전부터 논란이 됐다. 파리시는 수질 악화로 1923년 이후로 센강 입수를 금지했다. 이후 100년 만에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을 계기로 센강 정화 사업을 실시했다. 파리시는 파리 시민들의 꿈인 센강 수영을 위해 하수 처리 시설 현대화 등 정화 사업에 2015년부터 15억 유로(약 2조 2129억원)가 넘는 돈을 투입했다.
하지만 개회식 날 폭우가 쏟아진 뒤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센강에 흘러들어 수질은 더욱 악화했다. 이로 인해 남자부 트라이애슬론 일정이 연기되는 등 논란이 컸으나 조직위는 결국 지난달 31일에 강행했다.
미국의 세스 라이더는 “파리에 온 후 일부러 손을 씻지 않았다. 대장균에 익숙해지기 위해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손을 씻지 않는다”며 센강 경기 강행을 비판하기도 했다. 스페인 선수 미리암 카시야스는 자국 언론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대회 주최 측이 센강이 무대라는 이미지를 우선했고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이 2006년 정한 경기 적합 기준은 대장균 100ml당 1000개, 장구균 100ml당 400개 미만이다. 이를 넘은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센강에서는 오는 5일 트라이애슬론 혼성 경기, 오는 8일과 9일 마라톤 수영 경기가 예정돼 있다. 수영을 제외하고 사이클과 달리기 종목만 치르는 ‘듀애슬론 방식’으로 변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파리 외곽의 베르쉬르메르 해상경기장에서 마라톤 수영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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