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일시적 ‘부조화’

박용하·신주영 기자 2024. 8. 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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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세제개편안 등
주요 현안마다 의견 ‘엇박자’
강성 당원 중심 갈등 기류도
전대 이후 정리될 당론 관심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주요 현안들을 두고 당의 공식 입장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일극체제’의 중심인 이 후보와 다른 의견들이 당내에서 표출되자,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갈등 기류도 감지된다. 당 관계자들은 새 대표 체제하에서 정리될 새로운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동훈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해병대원 특검을 해야 한다더니, 전당대회가 끝난 지 열흘이 다 됐는데 특검법을 발의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며 “자신의 말에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오늘이라도 생각하는 특검법을 발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직무대행의 발언은 민주당이 향후 채 상병 특검법의 재발의에 앞서 한 대표의 ‘제3자 추천’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강유정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의) 제3자 추천 방식이나 여당에서 제의하는 것들을 다양하게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방침은 연임이 유력시되는 이 후보의 최근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18일 당대표 경선 1차 토론에서 제3자 추천안 등과 관련해 “(특검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고 임명을 대통령이 하는 방식이라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이 후보의 입장이 어긋나자, 한 매체는 전날 “이 후보가 전당대회 직후 한 대표의 제3자 추천안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이날 “(한 대표가 제안한) 특검법안 수용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세제개편안과 관련해서도 민주당과 이 후보의 방침은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가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나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거론하자, 당 지도부와 의원들 사이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투세 유예는) 이 후보의 개인적인 입장”이라며 “다양한 의견들이 당내에 있기에 그런 의견들을 수렴해서 당론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성 친이재명(친명) 성향 당원들은 이 후보의 입장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공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진 의장을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선 ‘금투세 즉각 폐기’에 관한 청원도 시작됐다. 당내에선 전당대회 이후 진 의장의 유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특검법이든 세제개편안이든 전당대회 이후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안에 대한) 속도를 내는 것도 그때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신주영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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