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등판 소식’에 노동부 뒤숭숭…김 “반노조 비판, 일방적”
극우·반노동 행보로 비판을 받아온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사진) 위원장이 고용노동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노동부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노동계와 야당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부 직원 A씨는 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직원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거나 창피해하고 있다. 김 내정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다 알고 있지 않으냐”며 “극우 유튜버가 장관이 된다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A씨는 내정 이후 노동부 분위기에 대해 “다른 부처로 가야겠다고 말하는 분도 계시다”며 “허탈해하고 참담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다른 노동부 직원 B씨는 “예전에 경기도지사 시절 119센터에 전화해 ‘나 도지사’라며 (관등성명을 대라고) 한 말, 세월호 추모를 두고 ‘죽음의 굿판’이라고 한 발언 등은 공직자로서 좀 아니지 않나”라면서 “우려 반, 두려움 반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여기서도 (과거처럼) 강경 발언을 할까봐 무섭다”고 했다. 그는 “노사관계를 다루는 노동부엔 노조와 유대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 와야 직원들도 일하기 좋은데, 노조를 탄압하려는 것 같아서 우리도 겁이 많이 난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 강남구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노동약자 보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논의에도 에둘러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노동계가 ‘노동약자 보호 법안’으로 꼽는 노동조합법 개정(노란봉투법)을 두고는 “부작용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주 69시간 논란’을 불렀던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안에 대해서는 큰 틀의 방향성에 동의했다.
‘극우·반노동’ 비판에 대해서는 “저와 제 아내, 형, 동생 모두 노조 출신인데 반노조라는 말을 하는 분은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씀인지 묻고 싶다”며 “제가 이야기하면 전부 종북(몰이)이라고 말하는 것은 일방적인 딱지 붙이기”라고 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한 발언을 두고는 “문 전 대통령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가 신영복이라고 했는데, (신영복은) 대한민국을 전복하고 북한을 자기 조국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조해람·박채연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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