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가계빚·환율 ‘복병’…한은 ‘연내 금리 인하’ 고민 깊어져

김회승 기자 2024. 8. 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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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1일(현지시각)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쏠리고 있다.

국내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기준금리보다 큰 폭 낮아진 상태다.

이 총재는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줘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통위원 모두 공감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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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9월 인하 가능성 언급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1일(현지시각)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쏠리고 있다. 국내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기준금리보다 큰 폭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다시 들썩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높은 환율 수준과 변동성 등 미국과는 다른 국내 금리 환경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통화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11일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금통위원들은 통화긴축 3년여 만에 공식적으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벗)을 공식화하면서도 시장에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잔뜩 쏟아냈다.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불안 우려가 커졌고, 중동 사태와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에 따른 유가와 환율 변동성 또한 여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당시 금통위원 6명(총재 제외) 모두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고, 3명은 시장금리의 과도한 하락세를 경고했다. 한 위원은 “물가 측면에서 피벗 위험은 상당폭 낮아졌지만, 주택 가격 상승폭 확대에 따른 금융안정 측면의 피벗 위험은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위원도 현재 1300대 후반의 높은 환율 수준과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 완화를 “기준금리 인하의 전제”라고 언급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미 연준의 관심이 물가에서 고용과 성장으로 이동한 반면, 우리는 부동산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안 이슈로 이동한 형국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지난 4월 이후 매달 5조원대 이상 급증세다. “3년 전 집값 급등기의 양상”이라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이 총재는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줘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통위원 모두 공감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3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보폭’이 그리 빠르고 넓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 연준이 9월 이후 한두차례, 그 뒤에 한은이 10월 이후 한차례 정도 금리를 낮출 것이란 시나리오가 우세하다. 한은이 9월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이후 부동산과 가계부채 움직임을 지켜본 뒤 금리 인하 여부와 시기 등을 판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5%에 이를 수도 있다. 가계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면 금리 인하 시기는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발표 이후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큰 폭 하락하고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반등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1366.2원)이 전날보다 10원 넘게 떨어졌고, 코스피(0.25%↑)와 코스닥(1.29%↑) 모두 올랐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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