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공고, 금배 2연패…17세 이하 대표팀 김현민 최우수선수
서울 영등포공고가 대통령 금배를 2년 연속으로 품은 세번째 팀이 됐다. 33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 충북 청주대성고는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영등포공고는 1일 충북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청주대성고를 1-0으로 제압했다. 디펜딩 챔피언 영등포공고는 동아고, 부평고에 이어 대회를 2연패한 세번째팀이 됐다. 영등포공고는 지난해 금배를 포함해 6관왕에 올랐고 올해도 금강대기와 금배에서 우승 트로피를 두 개 챙겼다.
영등포공고 김현우는 후반 13분 이정현이 올린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았다. 김현우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골을 넣은 게 결승전 결승골이 됐다. 영등포공고 선수들은 골을 넣은 직후 벤치로 다가와 지도자,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학부모를 향해 큰절을 올렸다. 김현우의 원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번 금배에서는 주전 수비수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 김현우는 “전반에는 수비에 집중하다가 후반 들어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가 골을 넣었다”며 “이강인과 같이 공격적인 미드필더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공고는 이번 대회에서 7경기를 치르면서 한 1골만 실점했다. 김현우는 대회 공격상을 받았다.
선수 시절 독일 프로축구에서 뛴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원팀이라는 일념으로 성실함, 간절함을 갖고 뛰면 어느팀과 만나도 이길 수 있다고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과거 인연이 없는 금배 정상을 다시 지켰다는 게 뿌듯하다”며 “역대 금배를 3연패한 팀이 없었는데 내년에 우리가 그걸 이루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한 김현민은 주장으로 팀을 잘 이끌어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반면, 청주대성고는 1991년 대회 이후 통산 두번째 금배 우승에 도전했지만 영등포공고의 경고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반 중반 주전 중앙 수비수 겸 센터 포워드로 맡을 수 있는 이정현이 부상으로 빠진 게 뼈아팠다. 청주대성고는 후반 중반 선수 3명을 한꺼번에 투입해 반전을 꾀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29년 동안 청주대성고를 이끄는 남기영 감독은 다음달 은퇴한다. 남 감독은 “준우승까지 거둔 것도 은퇴를 앞둔 나를 위해 선수들이 만들어준 크고 소중한 선물”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뛴 선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제천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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