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여자 로켓’은 나야 나
3일부터 여자 100m…미국·자메이카의 자존심 대결
짙은 화장과 긴 머리, 그리고 화려한 인조 손톱. 0.001초를 다투는 육상 단거리 세계에서 셔캐리 리처드슨(24·미국·왼쪽 사진)은 확 튀는 스타일로 먼저 눈에 띈다. ‘트랙의 패션 모델’로 불렸던 그리피스 조이너와 게일 디버스를 떠올리게 하는 Z세대 육상 스타다.
리처드슨은 현재 세계육상연맹(IAAF) 세계랭킹 1위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 10초65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첫 우승을 했다. 올 시즌 최고기록은 10초71. 2021년 6월, 리처드슨은 도쿄 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86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약물검사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돼 선수 자격이 한 달간 박탈됐다. 리처드슨은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어머니를 대표 선발전 직전 여의었다.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그런 선택을 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리처드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경기력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마리화나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막아야 하는가를 두고 논쟁이 일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규칙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했고 리처드슨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6월 10초71로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리처드슨은 파리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다.
리처드슨의 라이벌은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38·자메이카·오른쪽)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고, 세계선수권에서 통산 15개 메달(금 10개, 은 4개, 동 1개)을 따낸 최고 여자 스프린터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100m 금메달의 주인공이다.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스스로 ‘마미 로켓’이라 부른다. 2017년 아들을 낳은 엄마 선수다.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내 선수 생명이 끝나는 걸까’ 두려워 펑펑 울었다”고 한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출산 이후 복귀해 세계를 평정했다. 프레이저 프라이스의 100m 최고기록은 2021년 세운 10초60. 올해 최고 기록은 10초91이다.
두 ‘여자 로켓’이 3일부터 파리에서 격돌한다.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트랙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일 여자 100m 예선이 시작된다. 여자 100m 결승은 4일 열린다.
미국과 자메이카의 자존심을 건 400m 계주는 9일 예선을 거쳐 10일 결승으로 이어진다. 2016 리우 대회에서는 미국이, 2020 도쿄 대회에서는 자메이카가 우승했다.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이번 올림픽을 마치면 은퇴하겠다고 했다. 리처드슨에게는 첫 올림픽인 파리 대회가 프레이저 프라이스에게는 마지막 올림픽이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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