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채 부러진 탓? 왕추친 ‘조기 퇴근’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남자 개인전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중국의 왕추친(사진)이 32강에서 탈락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1위인 왕추친은 지난달 31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탁구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스웨덴의 트룰스 뫼레고르에게 2-4(10-12 7-11 11-5 11-7 9-11 6-11)로 졌다.
파리 올림픽에서 3관왕을 노리던 왕추친의 조기 탈락은 충격적이다. 탁구 종목 최대 이변으로 평가받는다.
왕추친은 전날 쑨잉사와 함께 혼합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리정식과 김금용을 4-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정식과 김금용도 애를 썼지만 왕추친, 쑨잉사의 탁구는 철벽이었다. 그 기세가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는데, 왕추친이 허망하게 탈락했다.
왕추친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남자 단식과 복식, 단체전, 혼합복식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4관왕에 오를 정도로 자타공인 세계 최강이다. 그런데 왕추친의 탈락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왕추친은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쑨잉사와 함께 중국 국기를 들고 관중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했다. 그때 라켓을 벤치 근처에 내려놓은 상태였다. 왕추친, 쑨잉사를 찍기 위해 이동하던 사진기자들이 라켓이 놓인 줄 모르고 이를 밟았고, 이 바람에 라켓이 부숴졌다. 뒤늦게 자신의 라켓이 망가진 것을 안 왕추친은 해당 사진기자에게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추친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기자가 내 라켓을 밟아 부러뜨렸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순간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예비 라켓으로 남은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으나 아쉽게도 결과는 반대였다.
중국 현지에선 왕추친이 32강에서 탈락한 것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라켓이 부러지는 순간이 담긴 영상을 SNS에 공개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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