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유승민 생각나네… 신유빈, 이정도면 만리장성 넘을 수 있다[초점]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삐약이' 신유빈(20)의 경기력이 물 올랐다. 백핸드 드라이브는 상대에게 통곡의 벽이다. '숙적' 일본의 히라노 미우에게도 풀게임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정도면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 멍과도 충분히 겨뤄볼만하다.

유승민. ⓒ연합뉴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7시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세계랭킹 13위 히라노 미우와 맞대결에서 게임스코어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이기며 4강에 진출했다.

신유빈은 4강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 멍과 맞대결을 벌인다.

앞서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함께 동메달을 따냈던 신유빈은 여자 단식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 단식 64강전에서 멀리사 테퍼(250위·호주)를 4-0(14-12 11-4 11-3 11-6)으로 누르고 32강에 진출하더니 32강에서 세계랭킹 71위 게오르기나 포타를 상대로 게임스코어 4-1(9-11 11-9 11-4 11-1 11-9)로 이겼다.

16강전에서 세계랭킹 29위 릴리 장(미국)을 상대로도 게임스코어 4-0(11-2 11-8 11-4 15-13)으로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위력적인 포핸드와 백핸드, 날카로운 서브까지 신유빈은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테퍼와 포타, 릴리 장은 신유빈에게 한 수 아래의 실력을 지닌 선수들이었다. 신유빈의 완승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신유빈의 경기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날 히라노와의 승부가 중요했다. 히라노는 중국의 강호들을 꺾고 2017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거뒀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한 선수.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신유빈에게 패배를 안기며 탈락의 아픔을 주기도 했다.

신유빈. ⓒ연합뉴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신유빈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백핸드 드라이브로 히라노를 압도했다. 1게임을 11-4로 승리하며 실력 차이를 증명했다.

히라노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2게임 판도를 바꾸려 했다. 서브의 강도와 스핀을 변경했다. 그러나 소용 없었다. 신유빈은 빠르게 히라노의 전략을 간파하고 2게임 2-4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5득점을 올려 7-4로 리드를 잡았다. 결국 2게임도 11-7로 잡았다.

신유빈은 이후 압도적인 기량을 갖고 히라노를 몰아붙였다. 강력한 백핸드, 포핸드 드라이브와 스핀을 충분히 먹은 서브 등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특히 '필살기' 백핸드 드라이브가 들어가면 곧바로 한 점이었다. 결국 게임스코어 4-3으로 승리를 따냈다.

신유빈의 현재 상승세와 흐름은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을 떠올리게 만든다. 유승민은 당시 숱한 강호들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압도적인 포핸드 드라이브로 결승에서 이면타법 왕하오를 꺾은 것은 백미였다. 신유빈의 현재 백핸드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유승민과 비슷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파죽지세로 4강까지 올라선 신유빈. 이제는 '만리장성' 중국과의 싸움이다. 신유빈이 만리장성까지 넘고 도쿄올림픽에서 제대로 일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유빈.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