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명 위조' 정황 드러나자…KB증권 직원 "나도 피해자"

정해성 기자 2024. 8. 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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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페이스북 부동산 펀드' 판매
"680억 전액 손실 위기…펀드 만기 연장"
투자자 "원금 보장 필요한데 계약서엔.."
[앵커]

미국 나사 건물을 내세운 신한은행의 해외부동산 펀드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엔 페이스북 건물을 내세운 KB증권의 펀드입니다. 역시 투자자가 큰 손실을 떠안게 됐는데, 문제는 이번에도 가입 과정에서 고객 서명을 위조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겁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페이스북 유럽 본사입니다.

KB증권은 5년 전 이 건물에 투자하는 펀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이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페이스북이 대기업이고 장기 임차를 하기 때문에 절대 손해날 수 없는 구조의 펀드다. 딱 그 말만 했어요.]

6개월마다 배당금이 나오고, 건물을 팔면 차익을 나눠주는 안전한 상품이란 말에 이 씨도 1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매각이 예정됐던 지난해 초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1500억원에 산 건물을 400억원 깎아 내놨는데도 사겠단 곳이 없습니다.

현지 은행 등 채권자들은 건물을 팔아 빚을 갚으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KB증권이 직접 투자한 돈 660억원뿐 아니라 투자자 돈 22억원을 모두 날릴 상황이 되면서 지난해 이 상품 만기가 3년 연장됐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뒤늦게 계약서를 요구한 이 씨는 곳곳에서 다른 사람 글씨를 발견했습니다.

[이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저는 원금 보장이 필요한 사람이어서 '예'라고 했는데. {이 계약서를 작년에 받아보고서야 '아니요'로 체크돼 있단 사실을 아셨나요?} 예 예, 그렇죠. 계좌번호도 제 글씨가 아니고요.]

누군가 '원금 보장이 필요 없다'고 대리 서명했고, 결국 '초고위험상품'에 가입됐다는 겁니다.

실제 필적 감정 결과 '다른 글씨'로 드러났습니다.

[이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나중에 보니까 직원이 '아니오'를 체크해놨다고. '예'라고 했을 때 아예 펀드 가입이 안 되는 상품이었던 거예요.]

[유모 씨/KB증권 직원 : 다 잘못했는데. 알아요. 알고 있어요.]

[이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건물 가격이 내려갔을 때 100% 손실 날 위험이 있다 이런 설명은 없었잖아요.]

[유모 씨/KB증권 직원 : 저도 사실 회사에서 나온 자료만 믿고. 회사를 믿고 00 님께 안내를 드렸잖아요. 저도 피해자라면 또 피해자인데.]

지난해 100% 손실 위기에 만기를 연장할 당시에도 대리 서명은 계속됐습니다.

KB증권은 "해당 직원의 경위서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판매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고 이 씨는 소송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KB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보관 중인 가입 신청서엔 원금 보장이 필요 없다에만 체크가 돼 있다"며 "가입자가 자필로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고 기재한 내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체크를 누가 했는지에 대한 필적감정 등 조사는 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화면출처 유튜브 'Ramazan Akhmetshin]
[영상디자인 조영익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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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208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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