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휴게시간 준수·휴일근로 거부 준법투쟁”

박태우 기자 2024. 8. 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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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의 임금교섭이 7월31일 최종 결렬됨에 따라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오는 5일까지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전삼노는 이날 저녁 조합원 대상 유튜브 방송을 통해 "오늘(1일)부터 오는 5일까지 현업에 복귀하고, 휴게시간 준수·휴일근로 거부·자유로운 연차사용 등 준법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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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교섭 최종 결렬…업무 복귀 결정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와 삼성전자의 임금교섭이 결렬된 이튿날인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의 임금교섭이 7월31일 최종 결렬됨에 따라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오는 5일까지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전삼노는 휴게시간 준수와 휴일근로 거부 등 ‘준법투쟁’에 나서는 한편,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회사를 상대로 투쟁하기로 했다.

전삼노는 1일 오전 서울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금교섭 결렬 경위와 향후 투쟁 계획을 밝혔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노조는 조합원과 직원들의 권리를 위해 최소한의 요구를 전달했을 뿐인데, 경영진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 ‘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계속하는 이재용 회장이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전삼노와 회사의 교섭에서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것은 ‘노조창립기념일 휴가 1일 보장’이었다. 전삼노는 ‘쉴 권리 보장’ 차원에서 이를 핵심 요구로 내세웠지만, 회사는 ‘조합원만을 위한 혜택은 불가하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임금·노동조건에 대한 교섭권한은 노조에 있고, 단체협약은 조합원에게 적용된다. 하지만 회사는 노조와 합의하면 전 직원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껴 이러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에 자문하는 서범진 변호사(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는 “회사는 유급휴가에 따른 비용 부담은 물론 노조가 투쟁해 모든 직원의 휴가가 늘어났다는 선례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는 노조가 아닌 노사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임금·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삼성의 노무 정책과도 상통한다”고 말했다.

25일간의 파업에도 전삼노가 당장 얻은 것은 없지만 조직력은 확대됐다. 파업을 시작한 지난 8일 3만600여명에서 꾸준히 늘어 이날 3만6천여명을 기록했다. 특히 조직장악력을 바탕으로 파업하는 다른 대기업 노조와 달리, 전삼노 조합원들은 누리집, 에스엔에스(SNS) 등으로 전달된 정보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파업에 참가했다. 기흥사업장 8인치 반도체 생산라인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이에 따라 상당수 노동자가 손가락 변형, 하지정맥류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파업을 계기로 만들어진 조합원들의 단체대화방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8인치 라인 조합원 ㄱ씨는 이날 한겨레에 “협상이 타결됐다면 지금이라도 즐겁게 일할 수 있을 텐데 노조와 직원들을 무시하는 회사의 태도에 화가 난다”며 “그래도 우리가 어떻게 일해왔는지를 알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 ㄴ씨도 “회사의 태도 때문에 애사심은 떨어졌지만, 파업을 거치면서 연차 사용이나 산업재해 같은 우리 권리를 더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전삼노는 이날 저녁 조합원 대상 유튜브 방송을 통해 “오늘(1일)부터 오는 5일까지 현업에 복귀하고, 휴게시간 준수·휴일근로 거부·자유로운 연차사용 등 준법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삼성의 ‘무노조경영’을 알려 사회적 쟁점화하고,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집단산재 신청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삼노가 오는 5일부터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잃어, 다른 노조가 단체교섭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남아 있다. 교섭창구단일화 대신 회사가 특정 노조와 ‘개별교섭’하기로 결정한다면 또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별교섭이나 창구 단일화 여부는 교섭 요구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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