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낮엔 폭염 밤엔 열대야, 취약계층 관리 빈틈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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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들어 처음으로 부산에서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건설현장에서 60대 근로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부산은 지난달 31일 현재 총 33명의 온열 질환자가 집계됐다.
부산의 온열 질환자는 2021년(45명)과 2022년(53명)에 비해 지난해 94명으로 배 가량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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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 열악한 홀몸노인 쪽방촌 걱정
올 여름 들어 처음으로 부산에서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건설현장에서 60대 근로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망 당시 이 근로자의 체온은 40도가 넘는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중구 대청동 기준으로는 32.3도였으나 연산동과 가까운 동래구는 35.4도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18일 이후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부산은 습도마저 높아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나든다. 야외 근로자, 홀로 사는 노인, 쪽방촌 거주자 등 더위에 취약한 계층에게 걱정하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장마가 끝나기 전부터 시작된 이번 폭염은 밤낮 없이 사람을 괴롭힌다. 부산은 야간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24일 하루를 제외하곤 그달 중후반부터 낮 최고기온이 연일 30도 이상이다. 장마 기간에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지면은 지속적으로 가열되는 상황이다. 대낮에 집밖으로 나가면 거대한 사우나에 들어서는 기분을 느낀다. 한낮에 뜨거워진 지면이 해가 져도 식지 않아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달 21일부터 밤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열흘 이상(7월 24, 25일 제외) 계속되고 있다. 당분간 비 소식마저 없어 앞으로 며칠간은 그야말로 한증막 같은 찜통더위가 더해갈 일만 남았다.
기온 상승에 비례해 온열 질환자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부산은 지난달 31일 현재 총 33명의 온열 질환자가 집계됐다. 경남은 같은 날 기준으로 무려 116명, 울산은 33명이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경남에서는 지난달 4일 사망자도 한 명 나왔다. 부산 울산 경남을 합하면 벌써 200명 가까운 인적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폭염 추세를 감안하면 온열 질환자나 사망자는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극한 기후의 출현 빈도가 잦아짐에 따라 이런 경향은 이미 연간 수치로 충분히 확인된다. 부산의 온열 질환자는 2021년(45명)과 2022년(53명)에 비해 지난해 94명으로 배 가량 폭증했다. 농사일 도중 사고를 당한 경우도 지난해 전국에 443명, 사망자는 16명이나 된다. 더위가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나아간다.
부산은 특히 노인 인구가 많다. 노인들이 에어컨 같은 냉방장치 도움 없이 홀로 버티다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사태가 얼마든지 올 수 있다. 다닥다닥 붙은 쪽방에 거주하는 저소득 계층이나 노숙인들의 안녕도 부산시와 일선 구군 담당자가 수시로 돌아봐야 한다. 아파트나 빌딩 건설현장은 작업시간에 융통성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이 더위에 무방비 노출되는 상황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온열 질환 사망도 중대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 만큼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시민 역시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개개인 건강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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