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日 구메지마 학살 사건 소설로 外
# 日 구메지마 학살 사건 소설로
오키나와 스파이- 김숨 장편소설 /모요사 /1만9000원
태평양전쟁 때 오키나와 본섬 서쪽 작은 섬 구메지마에서 벌어진 참혹한 학살을 다룬 김숨 작가의 신작. 일본군이 선량한 주민 20명을 미군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살해한 ‘구메지마 수비대 주민 학살 사건’이 소설화된 것은 처음이다. 일본 문학계에서도 다룬 적이 없다. 학살 피해자 중에는 갓난아기를 포함한 조선인 일가족 7명도 있다. 역사 기록과 생존자 증언을 토대로 쓰인 이 소설은 당시 섬의 상황과 전쟁 양상을 보여준다. 오키나와에서는 일본군의 잔혹한 폭력과 전쟁 참상을 고발하는 증언과 연구가 지금도 진행 중이다.
# 디자인 유학 고민 중인 당신에게
디자이너의 유학- 설수빈 지음 /디자인하우스 /2만4500원
대기업 아트 디렉터라는 탄탄대로에서 벗어나 험난한 영국 유학길을 택했던 설수빈 디자이너가 경험과 지식을 들려준다. 유학이 정말 필요한지 근본 질문부터 어떤 학교를 선택할 지, 정보는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합격하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와 같은 준비 과정, 언어나 향수병 등 유학생이 대부분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해외 취업은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이르기까지 유학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알려 준다. 9장은 유럽의 디자인 대학을 나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가는 사람들을 담았다.
# ‘관계’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들
일상이 그리스 로마 신화: 1 신들의 관계- 한호림 글·그림·사진 /책읽는고양이 /1만6800원
‘꼬리에 꼬리는 무는 영어’ 저자이자 그리스 로마 신화 마니아인 한호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신들의 관계’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들려준다.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적었던 1950~1960년대 청소년 시절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키워왔다. 이 책은 저자가 평생을 두고 축적된 내공을 바탕으로 그리스 로마 신들의 얽히고설킨 수많은 장면을 ‘관계’라는 키워드로 꿰뚫어 입체적으로 통찰한다. 직접 찍은 현장감 넘치는 사진, 포토샵으로 매만진 일러스트, 지도가 이해와 몰입을 돕는다.
# 더불어 사는 소속감의 소중함
집을 잃은 꼬마 곰- 브리타 테켄트럽 그림책 /김하늬 옮김 /봄봄 /1만5000원
산불이 나면, 산림 자원도 불타고 많은 생명체가 집을 잃는다. 숲속에서 행복하게 살던 꼬마 곰도 산불로 집을 잃었다. 산불을 피해 더는 달릴 수 없을 때까지 달렸다.
걷고 또 걸으며 새집을 찾았다. 강을 건너 나무 옆 작은 굴, 주위에 싱싱한 열매가 있는 큰 바위…. 모두 주인이 있었다. 머무를 집을 찾지 못하고, 길을 잃고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다람쥐, 새, 작은 생쥐, 사슴이 나타나 도와주었다. “여기가 내 집이 될 거야.” 새집을 찾는 꼬마 곰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관계와 소속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 나무에 얽힌 80가지 이야기
나무(Pedia A-Z)- 조안 말루프 지음 /조은영 옮김 /한길사 /1만7000원
자연의 경이로움을 탐구하는, 프린스턴대학교 출판부의 ‘작은 백과사전 시리즈’ 나무·꽃·버섯·뇌 4권이 출간됐다. ‘나무’는 나무의 생태와 역할, 나무와 인간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모두가 알고 있는 나무, 독특하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무에 대한 정보, 나무와 관련된 전설, 숲 지킴이 이야기까지 80여 가지 주제를 A-Z 순으로 구성했다. 부처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 ‘어린 왕자’의 별을 위협하는 바오밥나무, 세상에서 가장 큰 세쿼이아 나무와 크리스마스트리 등,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반가운 책.
# 태화강 너구리가 깜찍한 동시로
편의점 가는 너구리- 남은우 동시 /김정임 그림 /푸른고래 /1만3000원
200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 2013년 동시로 ‘푸른문학상’ 수상과 ‘어린이와 문학’에 추천완료된 남은우의 동시집.
‘너구리 강변에 자취시키기’ ‘너구리, 그래’ ‘편의점 가는 너구리’ ‘너구리 흔들기’ 네 편의 동시에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어슬렁거리는 너구리가 있다. 남은우 시인은 태화강 장생포 등 자연에서 만나는 생명체를 보듬고,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재치로 동시에 담았다. 김정임 작가의 그림은 정성이 가득하다. 천과 실 등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캐릭터는 동시집 곳곳에서 살아 움직인다.
# 강제이주 고려인의 강한 생명력
살아남은 사람들, 시베리아 횡단열차- 김윤배 대하 서사시 /달아실 /1만4000원
민중의 삶과 애환을 전통 서정에 담아 온 김윤배 시인이 한인 유민의 역사를 불러냈다. 1937년 연해주 등 소련 극동 지역에 살던 한인(고려인) 20만여 명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당했다. 열차 124대가 동원됐고, 이동 거리는 약 6400km. 이동 중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한 고려인이 적게는 1만 6500명, 많게는 5만 명으로 추산된다. 누구의 백성도 될 수 없었고 머나먼 황무지 유형의 땅에 버려진 운명을 씨줄로, 끝 모를 절망 속에 끝끝내 살아남은 고려인의 강인한 생명력을 날줄로 엮어낸 대하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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