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사격 금지현, '한국 첫 메달' 딸에게도 선물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금지현이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프랑스 파리에서 입국해 딸 서아양을 안고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메달을 받은 은메달리스트 금지현(24·경기도청)이 딸에게도 메달을 선물했다.

1일 금지현 등 파리 올림픽 일정을 마무리한 사격 국가대표 선수단 일부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먼저 돌아왔다. 목에 걸린 은메달을 직접 손으로 들어 보인 금지현이 등장하자 입국장에 있던 사람들의 박수와 축하가 쏟아졌다.

엄마를 기다리다 외할머니 품에서 잠시 잠이 들었던 13개월짜리 금지현의 딸 정서아양은 졸린 눈을 비비며 엄마 품에 안겼다. 남편 정지수씨도 꽃다발을 전해줬다. 서아양을 안은 채 취재진과 만난 금지현은 “한국 첫 번째 메달을 따고 첫 번째로 귀국했다. 아이한테 전할 선물을 하나라도 가져와서 뜻깊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정서아양은 자신을 위한 엄마의 선물이라는 걸 아는 듯, 은메달에 뽀뽀하기도 했다.

박하준(KT)과 짝을 이룬 금지현은 지난달 27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공기소총 10ｍ 혼성 경기 금메달 결정전에서 성리하오-황위팅(중국)에 세트 점수 12-16으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막판 중국을 맹추격했지만, 13라운드에서 상대 조가 거의 만점에 가까운 사격을 하는 바람에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금지현은 “이번에 금메달을 땄다면 아마 사격 선수로서 더 이상 목표가 없어졌을 것 같다”며 이번 대회 은메달의 아쉬움을 동력 삼아 다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꼭 목에 걸겠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생활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했던 금지현은 “아이가 물놀이를 좋아해서 가족 여행으로 풀빌라에 가고 싶긴 한데, 또 대회가 있어서 언제 놀러 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지현이 올림픽 메달 공약으로 ‘둘째 낳기’를 선언한 데 대해 남편 정씨는 민망한 웃음으로 대답을 갈음했다. 아내를 위한 깜짝 편지를 써놓고 왔다는 정씨는 “임신한 상태에서 계속 대회를 나가고, 산후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출산 3개월 만에 다시 총을 잡아 걱정이 됐지만, 본인이 하겠다는 걸 말릴 수는 없었다”며 “정말 대견하고 대단한 아내”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꼬박 6시간을 달려 딸을 마중 나온 금지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혼자 힘들었을 텐데 잘 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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