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원율 1.4%…의대 인증평가 두고 논란 확산
[EBS 뉴스]
전국 수련병원들이 사직한 전공의 7천6백여 명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하반기 모집공고를 냈지만, 지원한 전공의는 104명에 그쳤습니다.
정부는 추가모집을 한단 계획이지만,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뾰족한 수는 없어 보입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전국 수련병원 126곳
전공의 하반기 모집
7,645명 모집 공고 냈지만
지원자는 104명에 불과
'빅5' 상급종합병원도
전공의 지원은 45명
증원 의대 평가 두고선
정부·대학 "보완 요구"
의평원 "6년간 매년 평가…기준 강화"
대학 "의대생 복귀 이후 평가해야"
커지는 의료 공백 우려…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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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끝나지 않는 의대 증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 송성환 기자와 지금 상황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송 기자 먼저 전공의 모집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어제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있었는데 지원자가 거의 없었던 거죠?
송성환 기자
그렇습니다.
이른바 가을턴이라고 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어제 끝났습니다.
당초 전국 126곳 수련병원에서 7천6백 45명을 선발하려고 했는데요.
전체 지원자는 104명, 비율로는 1.4%에 불과했습니다.
이 가운데 이른바 빅5라고 불리는 서울 주요 대형병원의 경우 45명이 지원했는데요.
원래 계획은 2천8백여 명을 뽑을 계획이었습니다.
440명을 뽑기로 한 서울아산병원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고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각각 5명, 서울성모병원 등 8개 수련병원을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4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방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 등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요.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절반 정반 정도는 이렇게 지원자가 '0명'이었다고 합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상 전공의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렇게 봐도 될 것 같은데 정부는 지금 어떤 반응입니까?
송성환 기자
정부는 추가모집을 예고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8월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상세한 일정은 8월 초에 공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하반기 모집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추가 모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었는데요.
지원자 수가 워낙 적다보니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추가 모집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문제는 이 추가 모집을 한다고 해서 전공의들이 돌아오겠느냐라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실제 전망 어떻습니까?
송성환 기자
전공의 사직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바뀐 것이 없는데 시간을 더 준다고 해서 전공의 복귀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없다는 점 때문인데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전면 철회한 데 이어 전공의들이 1년 내 동일 전공·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는 수련 규정을 완화하고, 사직서도 모두 받아주기로 했는데요.
의대 증원 정책을 철회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은 모두 내놓은 셈입니다.
정부도 사실상 단기적인 처방은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데요.
관련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 / 보건복지부 (지난달 30일)
"정부와 의료계 간에 그동안 많은 쌓여 왔던 불신이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을까 저희가 의료개혁 4대 과제를 차근차근 추진함으로써 이런 불신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고…."
정부는 또 전공의에 의존해왔던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는 개편 작업도 계속해나가겠단 방침인데요.
구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을 감축하고, 전문의와 PA로 불리는 진료지원 간호사 비율을 늘려, 중증환자 위주로 병원 체계를 바꾸겠단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문의가 안정적으로 수급이 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데요.
전공의들이 대거 수련을 멈추면서, 당장 내년부터 전문의 배출이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매년 보통 2천9백 명 정도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사실상 새로운 전문의가 거의 나오지 않게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전문의 없이 전문의 중심 의료체계가 과연 가능하겠나, 이런 회의론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대 평가 문제도 짚어보겠습니다.
이번에 증원된 의대들에 대해서 의대 평가기관이 평가 기준과 기간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 측 반발이 만만치가 않다고요.
송성환 기자
네, 의대 교육의 질을 평가·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그제, 입학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30개 의대에 대한 평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앞으로 6년 동안 매년 주요변화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또 의대 평가 기준을 기존 15개에서 51개로 늘려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의평원은 이번 의대 증원이 '기본의학교육과정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서, 평가 기준을 강화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평가 대상 대학은 이번 달 말까지 주요변화평가 신청서를 접수해야 합니다.
실제 평가 시점도 기존에 내년 1월 말에서 올해 11월 말로 당겨서 내년 2월까지 평가 인증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할 방침입니다.
이같은 발표에 평가 대상이 된 대학들은 크게 우려한단 뜻을 밝혔는데요.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경북대 홍원화 총장은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11월에 평가가 이뤄지는 것은 부당하단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선 학생들이 돌아와 수업이 정상화되면 계획서를 제출하는 게 맞다는 건데요.
특히 평가 대상에 오른 대학 총장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내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는, 일종의 '평가 보이콧'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전화까지 돌리겠다고 하니까 상당히 강경한 모습인데, 대학들이 이렇게 의학교육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송성환 기자
의대 증원으로 교육의 질이 저하돼 평가 인증을 받지 못하면 여러 제재가 뒤따르는데요.
신입생 모집이 중단될 수도 있고, 신입생의 의사 국가고시 응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의평원은 주요변화평가를 의대에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는 게 아니라 각 의대의 준비 상황이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활동으로 생각해달라고 설명했는데요.
안덕선 의평원장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안덕선 원장 /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지난달 30일)
"각 의과대학의 준비 상황을 중립적인 위치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확인하고 검증해 주고 그런 기관의 입을 통해서 "준비가 충분히 잘 돼 있습니다"라고 발언을 해주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정리해 보면 대학들은 지금 학생도 없는 상황에서 평가를 받기는 무리라는 입장이고, 의평원은 평가를 통해서 신뢰를 얻어봐라라는 입장입니다.
송성환 기자
맞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팽팽히 맞서고 있는 모양새인데 정부도 일단은 대학들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겁니까?
송성환 기자
네, 교육부는 의평원의 평가 계획이 발표된 직후 설명자료를 통해서 평가 항목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일정 단축 등으로 준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서남대 의대의 폐과로 정원이 원광대와 전북대로 이전됐을 당시 평가 항목이 15개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한 건데요.
또, 평가가 올해 11월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내년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평가에 반영할 수 없단 점도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평가계획을 심의해서 이행권고나 보완 지시를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대학과 정부의 반발에, 의대 교수들이 다시 또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가톨릭대와 고려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들이 돌아온 후에야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홍원화 총장의 발언은 억지 주장에 가깝다고 비판하면서, 최소한의 검증조차 거부하려 한다고 대학들을 비판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또 이 평가에 따라서 신입생 모집 정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또 올해 대입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요.
송성환 기자
네,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는 이번 의평원의 의대 평가 강화 소식을 전하면서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있는데요.
의대만 보고 달려왔는데 증원 의대는 빼고 지원해야겠다고 허탈감을 나타내는 댓글도 보이고, 대학의 항의하자는 분노의 댓글도 확인이 됩니다.
의대 지원 가이드라인이라고 해서 향후 의대 불인증 시에 법적인 대응을 위한 자료를 미리 모아놓으라는 조언까지 적어놓은 글도 있었는데요.
수능까지 이제 100일이 남은 시점에서 입시는 아직도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부는 이달 안으로 의평원의 평가계획을 심의해서 발표한다는 계획인데요.
어떤 결론을 내릴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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