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가오는 금리 인하, 부동산으로 자금 쏠림 막아야

한겨레 2024. 8. 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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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1일(현지시각), 오는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형편은 좀 더 나아질 것이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전에 대출 관련 제도와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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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1일(현지시각), 오는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내다보고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금리 하락은 저축의 유인을 낮추고 소비와 투자의 유인을 키워 경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소비나 투자보다 부동산 매입 쪽으로 돈이 더 쏠리면 가뜩이나 위험수위까지 올라 있는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실제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 전에, 이런 돈 흐름을 억제할 수 있게 규제 장치를 잘 정비해야 한다.

최근 시장금리의 하락 폭은 매우 가파르다. 지난해 10월 연 4%대까지 치솟았던 국고채(3년만기) 금리는 올해 들어 3%대에서 움직이다가 7월29일과 30일에는 2.9%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은행채 금리도 떨어지면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고금리 상황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에 허덕이던 가계에 조금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형편은 좀 더 나아질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 흐름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7월 다섯째주(7월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8% 오르며 19주 연속 상승했다. 경기와 인천도 0.8%, 0.14%씩 올랐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3월부터 월평균 5조원씩 늘더니, 7월엔 7조5975억원이나 늘어났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이런 대출 증가, 집값 상승의 상호작용이 가속화되면 우리 경제가 그 후유증을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전에 대출 관련 제도와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정책 대출은 줄여야 한다. 애초 7월부터 시행하려다 두달 미룬 ‘스트레스 디에스알(DSR,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 2단계’를 9월에는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른바 ‘갭투자’를 늘려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 쏠림을 야기한 전세자금대출도 디에스알 규제를 적용해 급증을 억제해야 한다. 이밖에 금융회사들이 고정금리 대출의 비율을 늘리게 하는 등 이미 2천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난 가계대출의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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