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피해 왔더니… 얼음장 같은 바다에 입수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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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낮 최고기온 36도의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울산지역 해수욕장에서는 바다에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이 거의 없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진하해수욕장과 인접한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앞바다는 국내 연안에서 관측된 해수 온도 중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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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로 한겨울 수온과 비슷
피서객들 발 담갔다가도 곧 ‘백기’
연안어장·해양레저 업체는 난감
해파리까지 기승 부려 겹악재
본격 피서철이 시작된 8월의 첫날 울산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일산해수욕장과 진하해수욕장 주변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이번 주 들어 지역 주요 대기업의 집단 여름휴가가 시작되면서 유명 휴양지와 해변 등이 피서 인파로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푸른 바다를 눈앞에서 두고도 피서객 상당수가 해수욕을 즐기지 못하고 모래 해변 파라솔 밑에서 경치만 즐기는 상황이었다.
일부 피서객들은 무릎 깊이의 물에 들어가 해변을 걷다가도 발이 시린지 들어갔다 나왔다가를 반복했다. 간간이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피서객도 있었지만 얼마 못 가 백사장으로 나와 뜨거운 햇빛을 쬐였다.
진하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김모씨(28)는 "바닷물에 1분만 발을 담그고 있어도 발이 시린 게 체감 정도는 한겨울 얼음물보다 차가운 느낌이었다"며 "수영복 입고 입수하는 건 엄두도 못 내겠다"고 말했다.
실제 동해남부 해역에 속하는 울산 앞바다와 부산 기장군 앞바다는 얼음장 같은 차가운 냉수대가 형성돼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7월 7일부터 냉수대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강원도 고성 앞바다와 경남 남해군 상주 앞바다의 바다 수온이 23~24도 안팎인 것과 비교해 울산지역과 부산 기장군 앞은 12~13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진하해수욕장과 인접한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앞바다는 국내 연안에서 관측된 해수 온도 중 가장 낮았다.
관측자료에 따르면 간절곶 앞바다의 경우 지난 7월 31일 수심 1m 바다 수온이 12.1도, 부산 기장군 앞바다는 12.3도에 그쳤다. 이 같은 수온은 지난해 12월 말 간절곶 바다 수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기장 앞바다와 가까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도 냉수대의 영향으로 짙은 해무가 발생해 해수욕이 반복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다만 남해안에 가까운 부산 다대포 앞바다는 바다 온도가 25도 내외를 기록 중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속적인 남풍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이번 주까지 냉수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안 어장뿐만 아니라 낚시 등 해양레저 활동에 있어서도 수온 변화 추이에 지속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또 다른 피서객 박모씨(33)는 "강렬한 태양으로 인해 발을 델 정도로 백사장이 뜨겁지만 그렇다고 찬 바닷물에 뛰어들기도 쉽지 않아 해변에 놀러 온 기분이 나지 않는다"며 "내일 인근 계곡으로 자리를 옮겨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울산, 부산 바다에는 냉수대 외에도 강한 독성을 지닌 '노무라입깃해파리'까지 급증해 피서객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어획량까지 감소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주말과 휴일 사이 부산과 울산지역 해수욕장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에 쏘였다며 국립수산과학연구원에 접수된 피서객들의 신고건만 60여건에 이르고 있다. 해수욕장을 운영하며 피서철 손님맞이가 한창인 지자체들은 바닷속에 해파리 차단망을 설치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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