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갇혀…SK온 4600억 영업적자
2분기 458억 영업적자 전환
석유업 정제마진 하락 타격
뼈깎는 비용절감 나선 SK온
"하반기 손익분기점 목표"
SK이노베이션이 석유 사업의 정제마진 하락과 배터리 사업의 부진 여파로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11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한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으로 올해 2분기에 매출 18조7991억원, 영업손실 458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68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0.3% 감소했고, 624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탄탄한 석유개발 사업 광구 생산 실적에도 석유 사업의 정제마진 약세와 배터리 사업의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악화된 것은 각 사업 부문에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시장 둔화 등 호재보다 악재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 탓으로 분석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2분기 석유 사업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4469억원 감소한 1442억원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으로 타격을 입었다. 석유 사업의 핵심인 정제마진 부진은 현재 정유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학 사업은 파라자일렌(PX), 벤젠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감소해 직전 분기보다 251억원 줄어든 9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 역시 중국 수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680억원 감소한 1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SK온이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직격탄을 받은 SK온은 2분기 4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이 지난 분기의 385억원보다 3배가량 늘어난 1119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직전 분기보다 적자가 커진 셈이다.
SK온은 부진한 영업 실적을 개선하는 데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영업이익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삼은 SK온은 비용 절감과 신규 생산 증대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 상반기 가동이 시작된 헝가리 이반차 공장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 SK온은 이미 현지 인력을 조기 채용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중국 옌청 2공장은 하반기 물량 추이에 따라 가동 일정이 조정될 전망이다. 하반기부터 포드·현대자동차 등 주요 고객사의 신형 전기차 모델 공개와 판매가 예고된 만큼 수요 증가에 따른 배터리 공급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와 더불어 각형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하는 등 판매 폼팩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속도가 붙는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보다 나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서 최대 걸림돌로 불렸던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문제도 차질 없이 해결 중이라고 강조했다. SK E&S는 최근 KKR이 SK E&S를 대상으로 보유한 3조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장수익률을 종전보다 2.4%포인트 올려 9.9%로 갱신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SK E&S 내부에 해당 계약의 현물 상환 대상 자산인 도시가스 자회사 7개를 관리하는 신설 법인 설립 방안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핵심 계열사 합병의 전제조건으로 KKR 문제 해결을 내세웠던 만큼 SK그룹 안팎에선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도시가스 사업부 매각설이 나돈 바 있다. 하지만 KKR RCPS 보장수익률 상향에 이어 해당 사업부 독립법인 출범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합병 과정에서 KKR의 개입 여지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합병 과정에서 보장수익률을 9.9%로 상향한 것은 이를 현금 상환하는 걸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다"며 "이 부분이 SK E&S나 당사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추동훈 기자 / 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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