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 미숙 탓…시속 107km로 돌진"

지난달 1일 밤 역주행 차량이 인도를 덮치며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68살 차 모 씨는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차 씨의 운전 조작 미숙이 사고 원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차량 가속장치와 제동장치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고기록장치, EDR에 사고 직전 브레이크가 작동된 기록이 없다는 겁니다.

[류재혁/서울 남대문경찰서장 : 사고 발생 시까지 제동 페달이 작동된 적은 없으며, 주행 중에는 제동등이 점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차량 브레이크는 행인들과 다른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은 뒤에야 작동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차 씨가 가속페달을 최대 99%까지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기록이 확인됐습니다.

또 차 씨가 신었던 오른쪽 신발 바닥에선 가속페달과 같은 문양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차 씨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차 씨의 차량이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를 들이받고 행인들을 덮칠 때 속도가 시속 107km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도로 돌진한 이유에 대해 차 씨는 "울타리에 충돌하면 속도가 줄어들 거라 생각했다"면서 "행인들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 유족들은 수사 결과를 들은 뒤 차 씨의 처벌을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강화된 차량용 울타리가 설치됐고, 역주행이 시작된 호텔 앞 도로엔 분홍색 경로 유도선이 생겼습니다.

(취재 : 박재연,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윤성,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