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어펜져스 새 역사 찔렀다

올림픽 펜싱 男사브르 단체 金
아시아 국가 최초 단체전 3연패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오상욱(왼쪽)과 구본길이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제압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한국 펜싱은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파리 이충우 기자

'뉴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가 올림픽 3연패 신화를 썼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구본길·오상욱·도경동·박상원이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대41로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종목이 열리지 않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제외하고 2012년 런던,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3연패 대업을 달성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처음이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오상욱은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런던올림픽(금2·은1·동3) 이후 12년 만에 단일 대회 2개 이상 금메달을 획득하며 펜싱 강국 위상을 재확인했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실력과 외모, 매너를 두루 갖춘 멤버들로 구성됐다는 의미로 영화 캐릭터의 히어로 집단을 빗대 '어펜져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기존 멤버였던 김정환, 김준호의 은퇴로 지난 5월 신예 도경동, 박상원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뉴 어펜져스'로 불리고 있다.

신구 조화를 이룬 대표팀은 강력했다. 8강·4강에서 캐나다, 프랑스를 차례로 격파한 한국은 결승에서 헝가리의 추격을 뿌리쳤다. 특히 교체 멤버였던 도경동이 헝가리에 1점 쫓기고 있던 7라운드에서 홀로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제 4년 뒤 LA올림픽을 기약했다. 박상원은 "대표팀이 파리올림픽에서 최고 성적을 냈지만, 끝이 아니다"고 했고, 도경동은 "한국 사브르는 세계 최강이다. 그 어떤 나라에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제자이자 후배들을 본 원우영 코치는 "올림픽 10연패도 가능할 것이다. 못하란 법이 있나"라고 거들었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파리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