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40도' 또 폭염올림픽…IOC, 선수보다 돈이 최고?

김서연 기자 2024. 8.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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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기온 35도, 체감 온도 40도.

폭염이 덮친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이 한창입니다.

역대 가장 더운 올림픽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도쿄올림픽을 능가하는 더위에 선수들의 고통 호소가 잇따릅니다.

찜통더위를 못 이기고 쓰러지거나 구토하는 선수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폭염 올림픽'이란 비판 속에, 왜 올림픽을 한여름에 개최해야 하느냐는 논란도 뜨겁습니다.

가을에 개최하면 선수들의 경기력도 향상되고, 열사병 걱정도 없어질 텐데 말이죠.

그런데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하계올림픽을 7~8월 중에 열도록 고집해왔습니다.

왜 하필 가장 더운 시기에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걸까요?
폭염 속 파리올림픽

선수보다 돈?…IOC "중계권료 확보"


IOC가 매년 이맘때를 고집하는 이유는 '다른 스포츠 경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과 농구, 미식축구 등 인기 종목은 대개 가을에 경기를 시작합니다.

유럽 프로축구도 마찬가집니다.

올림픽을 가을에 개최하면 인기종목 리그와 겹쳐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IOC 총수입의 3분의 1 이상이 세계 최대 스포츠 시장인 미국의 방송중계권 계약에서 나오는데요.

하계올림픽을 미국 내에서 독점 중계하고 있는 NBC 방송은 2012년부터 2032년까지 6개 대회의 중계권료로 77억 달러(10조 7500억원)를 낸 바 있습니다.

시청률이 하락하면 높은 중계권료를 보장할 수 없겠죠.

IOC와 NBC가 막대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경쟁 스포츠가 없는 시기에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봄·가을 올림픽 추진해야"


실제 가을 올림픽이 열렸던 경우도 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은 9월 중순에 개막해 10월 초까지 열렸죠.

68년 멕시코시티와 64년 도쿄 올림픽도 10월에 열렸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중계권료 시장이 지금과 달리 크지 않았을 때입니다.

중계와 광고 시장이 거대해지면서 IOC는 한여름 올림픽 개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끝난 뒤 "올림픽 개최 시기를 여름에서 봄, 가을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여름에 올림픽을 여는 것은 무리라고 대회를 주관하면서 절실히 느꼈다는 겁니다.

지구 온난화로 매년 선수들의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정효/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결국 대의 명분에 의해서 선수들을 희생하는,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하나의 구경거리로 전락시키는 그런 형태인 거죠."]

선수의 안전과 상업성 중에서 IOC가 앞으로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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