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금리 인하 신호 나왔다 …美 9월, 韓 10월 유력

파월 美 연준 의장 직접적 거론
각국 중앙은행·금융시장 변화
한은 통화정책 기조 초미 관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수장의 입에서 9월 인하가 직접 거론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가 지표가 완화돼 향후 몇 달 안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물가 지표가 완화됐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는 다음 회의인 9월 FOMC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와 시기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이날 정책금리 목표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연율 2% 달성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고 고용 증가도 완만해졌다. 실업률도 미미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금리인하의 조건이 조성되고 있음을 적시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인하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도 했다. 파월의 ' 9월'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에 전세계 시장이 집중했다. FOMC를 소화한 미국 증시도 크게 상승했고 국제 유가도 5% 이상 급등했다. 금리에 민감한 미국채수익률도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4.03%를 기록 0.11%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기준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9월 기준금리 인하를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하며 압박했다. 파월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 지명한 연준 의장이다.

이에 대해 파월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절대 정치적 집단, 정치인 또는 어떤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아직 치러지지 않은 선거 결과를 염두에 두고 정책 결정하지 않으며, 그것은 우리가 결코 넘지 않는 선"이라고 일축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한은의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은은 파월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메세지 덕분에 고환율 부담을 조금 덜어냈다. 위험선호 심리가 부각되면서 달러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4원가량 떨어져 1달러당 1367원 안팎을 기록했다.

직전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엔화 가치가 올라 원화에도 강세 기조가 반영된 데다 달러 약세가 더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10월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9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개시한 이후 한차례더 인하할 것으로 보고, 한은도 하반기 한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8월, 10월,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중에서는 미국보다 이른 8월이나 마지막 금통위인 11월보다는 10월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