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상반기 영업익 43%↓…연간목표도 줄여
주택사업 부진…DL건설 현장손실 선제반영
"미분양 위험 등 대손상각" 판관비 증가
연간 목표도 낮춰…DL건설은 'BEP'가 목표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5위에 오른 DL이앤씨가 지난 상반기엔 주택경기 부진 탓에 수익성이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원자잿값 상승 등 여파를 피하지 못해서다. 특히 100% 자회사인 DL건설 일부 현장의 손실 위험을 미리 반영하면서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크게 늘었다.
"DL건설 손실위험 선반영"…영업익 반토막
DL이앤씨가 1일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이 건설사는 올해 2분기 매출 2조702억원, 영업이익은 32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4.7% 줄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은 3조960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7%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5억원을 기록해 42.5% 감소했다. 매출은 2분기가, 영업이익은 1분기가 다소 나았던 결과다.
당기순이익은 2분기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다. 다만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66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48.5% 줄었다.
같은 기간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3.6%에서 올해 2분기 1.6%로 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21년 대림산업 분사 이후 분기 영업이익률로는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3분기 4.4%를 기록하며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이후 매분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DL이앤씨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2분기 90.3%에서 올해 2분기 91.9%로 올랐다. 같은 기간 판관비율도 62.4%에서 80.5%로 상승해 영업이익 감소를 야기했다.
회사는 100% 자회사인 DL건설 일부 현장의 원가율 상승과 미분양 등 위험요인을 선반영한 것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며 플랜트 사업 부분 매출이 늘었지만 DL건설 현장 위험을 선제적으로 반영함에 따라 원가율, 판관비율 등이 높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DL건설 현장의 미분양 발생 위험 등을 예상해 손실 예상금액을 미리 대손상각비로 반영한 것인데 이에 따라 판관비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DL건설 모든 현장의 리스크 요인을 재점검해 보수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실제 발생한 손실은 아니다"라며 "DL이앤씨는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모두 개선됐고 원가율이 높았던 현장의 준공과 원가율이 개선된 현장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시 늘어날 걸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수주도 절반…올해 목표치 대폭 하향
미래 먹거리인 신규 수주도 부진했다. 올해 2분기 DL이앤씨 신규수주는 8182억원, DL건설 3290억원으로 총 1조14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2375억원) 대비 48.7%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3조5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5% 감소했다.
2분기 말 수주잔고도 지난해 말 30조9089억원에서 2.5%(7880억원) 줄어든 30조1209억원으로 집계됐다.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토대로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수주 전망치도 대폭 조정했다. 우선 연간 매출 목표는 올해 초 8조9000억원에서 3000억원 줄인 8조6000만원으로 조정했다.
영업이익은 당초 5200억원에서 2900억원으로 고쳤다. 44.2% 줄인 목표다. 원래 목표대로라면 하반기에만 4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야 했다. 자회사 DL건설은 적자를 내지 않는 '손익분기점(BEP)'을 올해 영업익 목표로 잡았다.
신규 수주 목표액도 당초 11조6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11.2%) 줄였다. 이는 작년 신규수주액(14조8894억원) 대비 30% 이상 적은 규모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에 기반해 연간 전망치를 수정했다"면서 "주택경기 부진 장기화로 기존 연간 전망치 대비 변동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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