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분 지루하지 않지만 완전 몰입도 힘든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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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시간은 무려 175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관객이 등장인물들에 공감하도록 힘쓰는 작품이다.
1막은 트라우마를 가진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유준상·신성록·규현·전동석)과 그의 조력자인 신체 접합술 전문가 앙리 뒤프레(박은태·카이·이해준·고은성)의 사연을 펼치고, 2막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앙리 뒤프레 역 배우와 동일)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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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센과 안무 돋보이지만
개연성 없는 전개엔 갸우뚱
8월 25일까지 블루스퀘어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시간은 무려 175분. 하지만 인간의 시체로 생명체를 창조한 과학자의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 여러 작품으로 변주돼온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19세기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2014년 초연 이후 다섯 번째로 관객을 맞고 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관객이 등장인물들에 공감하도록 힘쓰는 작품이다. 1막은 트라우마를 가진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유준상·신성록·규현·전동석)과 그의 조력자인 신체 접합술 전문가 앙리 뒤프레(박은태·카이·이해준·고은성)의 사연을 펼치고, 2막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앙리 뒤프레 역 배우와 동일)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프랑켄슈타인'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은 작품 초반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철창 속 실험체들을 선보이며 자신의 꿈을 역설하는 부분이다. 군부대 내 실험실을 구현한 미장센과 실험체를 연기하는 앙상블 배우들의 안무,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광기 어린 야심이 돋보인다.
관객의 공감을 유도하지만 한편으로 그것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있는 것은 아쉽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비윤리적 연구에 반대하던 앙리 뒤프레가 어느 순간 그의 둘도 없는 친구가 돼 있는 것,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성인이 된 이후 눈길도 주지 않던 줄리아(선민·이지혜·최지혜)와 관계가 급진전되는 것 등은 전개를 뒷받침하는 요소가 생략돼 있어 갑작스럽다. 앙리 뒤프레와 줄리아는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성격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어서 관객들은 이후의 전개에서도 작품에 몰입하기 어렵게 된다.
에바(전수미·장은아·김지우)와 페르난도(이희정·문성혁), 이고르(김대종·신재희) 등 다른 인간에게 학대를 당한 괴물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찾아가 복수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원작에서는 괴물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에게 부모의 의무를 요구하고, 자신의 신부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등 사건이 있지만 뮤지컬에선 생략됐다. 비뚤어진 인물을 관객이 반드시 공감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괴물과 까뜨린느(줄리아 역 배우와 동일)의 우정을 제시하는 등 관객이 괴물에게 인간적으로 동조하도록 유도하는 작품이어서 연출의 의도가 실패했다고 느껴진다.
핍진성(그럴 듯하고 있음직한 이야기로 느껴지는 정도)이 떨어지는 장면들도 작품 몰입을 저해한다. 앙리 뒤프레는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는데 2막에서 똑같이 살인 혐의를 받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누나 엘렌(에바 역 배우와 동일)은 재판 없이 급작스럽게 목이 매달리는 것 등은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프랑켄슈타인'은 8만 관객을 동원한 2014년 초연 이후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뮤지컬 시장이 커지며 눈이 높아진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용두사미인데 꼬리가 굉장히 긴 뮤지컬이다. 8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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