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진 "욕 잘한다는 칭찬에 뿌듯"…'플러팅 장인' 덱스도 못 알아본 반전 연기[TEN인터뷰]

김지원 2024. 8. 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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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텐아시아DB



전진과 승리를 상징하는 전차 타로 카드를 주운 여자 BJ는 성공을 향해 돌진하는 기세를 확신한다. 하지만 카드가 역방향으로 뒤집히는 순간, 폭주하던 전차가 뒤집히는 것처럼 그의 운명도 나락으로 떨어진다. 시리즈 '타로: 일곱 장의 이야기'(이하 '타로') 중 '피싱' 편의 이야기다. BJ 썬자 역을 맡은 오유진. 실제로는 연지곤지를 찍은 듯 양볼의 점이 매력적인 사랑스러운 배우지만, 극 중에서는 광기 서린 눈빛, 안하무인 태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타로'의 여섯 번째 에피소드 '피싱' 편의 주인공 오유진을 만났다. LG유플러스 STUDIO X+U '타로'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틀린 타로카드의 저주에 갇혀버리는 잔혹 운명 미스터리를 그린 공포 미스터리물. 6화 '피싱'에서는 위험한 방송을 서슴없이 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BJ썬자가 역몰카에 당하면서 위기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유진은 원나잇을 하려는 남자들을 유인해 골탕 먹이는 방송을 진행하는 BJ썬자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STUDIO X+U



주로 학생 역을 많이 했던 오유진은 외형부터 이전과는 달라진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는 "차분했던 헤어스타일을 화려하게 바꿨고 의상도 과장해서 입고 팔찌, 귀걸이, 머리띠 등으로 블링블링하게 꾸몄다. 거침없는 성격에 왈가닥이다.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와 정반대여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렬한 색으로 염색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형형색색의 가발도 써봤다. 나는 이런 색으로 염색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며 웃었다.

대사마다 욕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욕설 대사가 많았던 오유진. 그는 "현장에서 감독님이 애드리브로 욕설을 더 넣으면 좋겠다고 해서 대본보다 욕설이 많아졌다. SNS도 찾아보고 드라마, 영화 보면서 따라도 해보고 어느 정도 욕 애드리브를 준비하고 가긴 했는데, '나오는대로 욕해줬으면 좋겠다'고 디렉팅해주셔서 진짜 나오는대로 했다"며 웃었다. 촬영장에서 반응에 대해 "'평소에 욕 많이 했지?' 그러더라. 많이 뿌듯했다. 잘한다는 칭찬에 힘입어 욕을 더 내뱉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STUDIO X+U



오유진은 마지막 장면을 위해 상반신 석고본을 떴는데, 5시간이나 걸렸다. 오유진은 "제 머리 부분 모형이 필요했는데, 석고본을 5시간 동안 떴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을 만큼 비슷하게 모형이 나왔다. 처음 모형을 봤을 땐 불쾌한 골짜기 마냥 기분이 묘하더라"고 말했다.

오유진은 5시간 동안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 채로 석고칠을 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했다. 그는 "머리카락, 눈썹엔 보호제를 바르고 눈도 가리고 귀도 막고 콧구멍만 뚫어놓고 석고본을 떴다. 5시간 동안 눈도 못 뜨고 귀도 안 들리는 채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코로 숨만 쉬었다"고 전했다. 또한 "촬영 전에 폐소공포증이 있냐고 묻길래 없다고  했다. 그때는 왜 묻는지 몰랐는데 석고본 때문이었던 거다. 생각보다 편해서 수월하게 떴다. 그 상태로 자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몸이 저리긴 했다. 두 번 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한 번 해본 걸로 만족하려고 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텐아시아DB



인상적이었던 다른 편이 있었냐는 물음에 오유진은 "덱스 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봤다"고 답했다. '타로'의 3화 '버려주세요' 편에서는 덱스(김진영)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타로'는 덱스의 첫 연기 도전작이기도 하다. 오유진은 "연기를 이번에 처음했다고 들었는데 찰떡같이 잘하시더라. 극 중 피칠갑한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에피소드라 촬영장에서 만나진 못했지만 쫑파티 때 덱스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과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오유진은 "덱스 님이 '본인이 썬자를 연기한 게 맞냐'고 물어본 게 뇌리에 박혔다. 저는 덱스 님을 쫑파티 때 처음 봤는데, 덱스 님은 제 에피소드 가편집본을 본 상태였다. 제 평소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내가 썬자인지 몰랐다고 하시더라. 얘기하다가 '썬자를 연기하신 거냐'며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서 못 알아봤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사진=텐아시아DB



오유진은 드라마 tvN '여신강림', OCN '다크홀' , 웨이브 오리지널 '청춘블라썸', SBS '트롤리' ,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을 통해 연기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드라마 '뉴연애플레이리스트'에는 1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 도민주 역에 발탁된 바 있다. '타로'로는 첫 주인공을 맡게 됐다. 특히 이번 '타로'는 지난 4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 받았다. 이는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단편 경쟁 부문에 오른 국내 최초의 작품이자 올해 유일한 한국 콘텐츠였다. 다만 상영 시간 등의 이유로 현지에서는 1편 '산타의 방문'만 상영됐고, 배우들 중에서는 대표로 1편 주인공인 조여정이 칸을 방문햇다.

오유진은 "그 전부터 인터뷰에서 '칸영화제 가는 게 목표'라고 해왔다. 작품이 갔으니 조금은 이뤘다고 생각한다. 직접 참석 못한 게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어 "다음 목표는 레드카펫을 직접 밟는 것으로 바뀌었다. 몇 년 전부터 얘기해왔던 목표에 한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손은 걸치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또한 "칸영화제에서는 애프터파티도 성대하게 열린다고 하더라. 각국의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다 오지 않나. 그 분들과 얘기도 나눠보고 싶다. 연기적으로 궁금했던 것들도 여쭤보고 싶다. 그래서 영어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타로'에서 호연을 펼친 덕에 주변에서 칭찬과 함께 캐스팅 제안도 오고 있다고. 아직 차기작이 결정되지 않은 오유진은 "백수 생활 청산하고 다시 본업을 열심히 하는 게 하반기 작은 목표"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더 큰 목표가 있냐는 물음에는 "칸에 가겠다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생길 것 같다. 레드카펫을 밟은 다음엔 여우주연상이라는 목표도 생기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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