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오르는 엔화, 닛케이는 추락…6조 담은 일학개미 어쩌나
일본 중앙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일본증시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6조원 가량을 투자한 일학개미(일본 주식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엔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일본의 대표 주가 지수인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1002.32포인트(2.56%) 내린 3만8099.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1일 4만2426.77로 역사적 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점 대비로는 약 10% 하락했다.
일본증시 약세의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인상과 엔화 강세가 꼽힌다. BOJ는 최근 일본의 임금인상과 물가상승 등의 요인을 반영해 전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금리가 오르자 지속적인 약세 압력을 받던 엔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3일 최고 162엔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149.65엔까지 내려왔다. 고점 대비 약 7.6% 절상된 셈이다.
일본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자국 통화의 강세 여부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갈리기도 한다. 통화 약세가 되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환차익을 보게 되고 기업들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통화 강세가 되면 환차손을 입는다. 올해 일본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주요 원인 중 하나도 엔화 약세였다. 닛케이 지수는 저금리와 엔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18.28% 올랐는데 전세계 주요 증시 중 최상위권 수익률이었다.
역사적으로도 닛케이 지수와 엔/달러 환율 사이에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닛케이 지수와 엔/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0.65를 나타낸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는 정비례한다.
증시 환경이 이전과 달라지면서 일본증시의 상승 동력이 이전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화의 경우 주요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엔/달러 환율 150엔선이 붕괴된 이후 추가적인 강세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저렴한 엔화로 매수한 해외자산을 다시 매도하는 것) 가능성도 주요 변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엔/달러 환율 방향성의 주요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과 이에 따른 미 국채금리의 흐름"이라며 "9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함에 따라 엔화도 140엔대에서 점진적인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닛케이 지수 상단을 전고점 근처인 4만2000으로 제시했다. 추가 상승 여력은 있으나 상반기 대비 상승 속도는 더딜 것이란 분석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증시에서 주목할 업종으로는 대표 수출주보다 글로벌 수요 개선 기대 업체를 선호한다"며 "점진적 엔화 강세 수혜주(식품, 음료 등)와 정책 금리 인상 수혜주(은행, 보험)가 투자 아이디어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증시의 강세와 엔화 반등을 기대하고 일본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손실 우려가 커진다. 엔화 강세로 환차익을 얻지만 그 이상으로 주식에서 손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일본주식 보관금액은 42억4796만달러(5조7900억원)로 지난해말 대비 13.63% 증가했다. 올해 누적 순매수 금액은 약 6400억원이다.
최근 한 달 동안 개인이 순매수한 주요 일본주식은 이날 일제히 급락했다. 토요타자동차는 전일 대비 229.5엔(7.78%) 하락한 2719.5엔에 거래를 마쳤다. 닌텐도(-3.37%, 이하 8월1일 주가 상승률) 아식스(-1.82%) 도쿄일렉트론(0.58%) 도쿄마린 홀딩스(-6.76%) MS&AD 보험 그룹(-4.36%) 등도 약세로 장을 마쳤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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