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껍질 수처리제·이미지 강판…저마다 무기로 '12팀 12색' 열띤 구애

신용보증기금, 유커넥트(U-CONNECT) 스타트업 네스트((Start-up NEST) 15기 IR 데모데이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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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B동에서 열린 '유커넥트(U-CONNECT) 스타트업 네스트((Start-up NEST) 15기 IR 데모데이'에서 블루랩스 정상호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우리나라에서 매년 40만 톤(t)에 가까운 굴 껍데기가 버려집니다. 1톤당 280㎏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데 10만 톤 처리 시 약 8억원대 상쇄배출권 거래대금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일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B동에서 열린 '유커넥트(U-CONNECT) 스타트업 네스트((Start-up NEST) 15기 IR 데모데이'에서 가장 먼저 무대에 선 블루랩스 정상호 대표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인채 책상에 놓인 PPT(프리젠테이션) 책자를 뒤적거리던 심사위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무대 쪽을 향한다.

정 대표는 "2022년 7월 이전까지 굴 껍데기는 폐기물로 분류돼 처치가 곤란했는데, 2022년부터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활로가 열렸다"며 굴 껍데기를 돈이 되는 BM(비즈니스모델)으로 탈바꿈시킨 전략을 소개했다.

블루랩스는 굴 껍데기를 상하폐수 내 남은 수질오염물질을 흡착·제거하는 수처리제로 만든다. 굴 껍데기의 다공성 구조가 흡착 능력을 높여 시중 흡착제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천연원료로 제조하므로 온실가스 및 폐수 발생 염려가 없고 제조원가도 타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이날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혁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네스트' 15기에 선정된 12개사가 그간 다듬어온 BM으로 자웅을 겨뤘다. 스타트업 네스트는 신보의 축적된 창업기업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액셀러레이터(AC)와 함께 사업고도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15기는 일반전형과 글로컬, 딥테크 특별전형 등의 전형에서 총 90개 기업이 선발됐다. 이들에겐 3월부터 5개월 간 재무, 노무 등의 전문가 컨설팅 및 해외진출 멘토링, 투자사 네트워킹, 신용보증·보증연계투자, 창업공간 제공 등 기업이 원하는 융복합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됐다.

이번 행사는 사업 고도화 및 시장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장이기도 했다. 대회를 총괄한 시리즈벤처스에 따르면 심사위원으로 롯데벤처스, 하나벤처스, BNK벤처투자,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인제대학교기술지주, 인라이트벤처스, 씨케이디창업투자, 케이앤투자파트너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에서 팀장급 이상 투자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심사위원 중 하나벤처스 신민철 선임심사역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 관심이 많아 옴니코트의 이미지 강판에 관심을 갖고 참석했다"며 "이곳 대표(박순홍)가 포스코 사내벤처 출신인 데다 전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데가 거의 없고, 최근 포스코스틸리온과의 MOU(업무협약)를 통해 컬러레이저 프린팅을 적용한 강판 시제품을 제조한 만큼 앞으로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옴니코트는 건축물의 가치를 높여주는 내외장재에 컬러강판 사용이 확대되면서 주목을 끈 기업이다. 금속에 정전기를 발생시키고 고체 분말 토너를 붙여 열로 고착화시키는 레이저 프린팅 방식을 개발했다.

스타트업 12곳 대표들은 기업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주어진 발표시간 7분간 분투했다. 이어 5분간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PoC(기술검증) 경과를 알려달라", "데이터 인프라는 어떻게 구성했나" 등 혁신성·시장성·기술성 등의 평가 척도에 기반한 질문을 쏟아냈고, 까다로운 질문 앞에서 대표들은 말을 더듬거나 진땀을 흘려야 했다.

1일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B동에서 열린 '유커넥트(U-CONNECT) 스타트업 네스트((Start-up NEST) 15기 IR 데모데이'에서 최성철 팀리부뜨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국립부경대학교 교원창업기업 팀리부뜨는 'AI 기반 무역업무 자동화 플랫폼' 기술로 주목을 끌었다. 최성철 팀리부뜨 대표는 "수출입에 필요한 문서가 60개에 이를 정도로 비생산적이고 번거로운 서류작업의 연속이 페인포인트"라며 "끊임없는 서류작업으로 고통 받는 무역 사무원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챗GPT처럼 대용량 언어모델(LLM)이 다양한 무역문서를 읽고 이해하여 상대방이 요청한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해 보내준다. 이를테면 A사가 견적 요청 메일을 발송하면 자동으로 견적서를 생성해 전송해 주는 식이다.

1일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B동에서 열린 '유커넥트(U-CONNECT) 스타트업 네스트((Start-up NEST) 15기 IR 데모데이'에서 이준호 타이드풀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타이드풀은 양식장에서 기르는 어류의 생장, 행동 등을 측정하는 솔루션 '피쉬스코프'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물고기의 정확한 무게를 파악해 적정 사료의 양을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종전엔 관리자가 물고기를 뜰채로 떠내 직접 저울로 측정했다. 이준호 타이드풀 대표는 "양식장 비용·수익 최적화 솔루션, 생산·품질 데이터 기반의 정확하고 빠른 생산지 정보, 프리미엄 수산물 큐레이션 등의 서비스를 통해 5조~6조원대 국내 양식수산물 시장을 공략,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종합 양식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내방니방(주거용 부동산 디지털 전환 운영관리 솔루션) △프보이(산업 현장 안전사고 예방 위한 유무선 카메라 기반 AI 충돌방지시스템) △리트러스트(오프그리드 블록체인 증서발행 및 추적 플랫폼) △빈블러코퍼레이션(스마트물류통합관리서비스)△사이토(저경도 열경화성 실리콘 대체할 친환경 신소재 '사이탄')△식파마(재방문 고객 관리 F&B 솔루션)△세로(가족 생애주기, 육아 데이터 기반 글로벌맘 인플루언서 이커머스)△에이비엠랩(대학생 필수 생활 플랫폼)등이 무대에 올라 열띤 구애를 펼쳤다.

손원일 인제글로벌기술사업화센터장은 "이번 출전팀 중 불루랩스와 같이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 기업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며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뒤쳐지지 않게 이런 기술들은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부산=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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