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에 던지고 싶지 않은 투수를 왜 데려가나요?” KBO 20승 MVP와 헤어지고 위상 추락한 ML 꼴찌팀 에이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레이오프에 던지고 싶지 않은 투수를 왜 데려가나요?”
제대로 허를 찔렸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블루칩이라던 게럿 크로셰(25,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트레이드 데드라인 선수 대이동에도 팀에 남은 건 결국 자충수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익명의 한 구단 단장은 ESPN 제프 파산에게 크로셰를 두고 위와 같이 반문했다.
크로셰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마감된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시장에서 최고의 블루칩이었다. 메이저리그 최악의 팀의 에이스다. 그것도 젊고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에이스. 이미 화이트삭스는 파이어세일을 선언했고, 누가 보더라도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것 같았다. 실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막판까지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화이트삭스는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다른 주축을 대거 팔아 넘긴 반면 끝내 크로셰를 정리하지 못했다. 크로셰를 정리해야 리빌딩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지만, 일단 다가올 월드시리즈까지 뜻을 이룰 수 없다.
크로셰와 에이전시 CAA의 폭탄발언이 결정적이었다. 크로셰는 자신을 트레이드로 데려간 팀이 연장계약을 해주지 않으면 포스트시즌에 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의 이 보도로 화이트삭스 크리스 게츠 단장은 물론, 모든 관계자가 깜짝 놀랐다는 게 1일 블리처리포트 보도다.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됐다. 크로셰는 가뜩이나 건강 이슈가 있다. 2022년엔 토미 존 수술로 1년을 통째로 날렸다. 2020~2021시즌, 2023시즌에는 불펜으로만 뛰었다. 풀타임 선발투수 첫 시즌을 보내는 올해, 이미 불펜투수 시절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이닝을 던졌다. 때문에 시즌 막판 과부하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상황서 오히려 크로셰가 연장계약을 종용한 모양새가 됐으니, 트레이드가 성사될 리 없었다.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앞서 크로셰에게 관심을 가진 팀들 중 분명히 연장계약도 생각한 팀도 있었다. FA까지 2년 남았지만, 어쨌든 앞날 창창한 25세 영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트레이드를 하고 팀에 와서 건강체크를 하는 게 우선이지, 다짜고짜 연장계약을 보장해달라고 한다면, 트레이드 파트너로선 부담스러운 게 당연하다. 파산에게 남긴 한 단장의 코멘트가 구단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디 어슬래틱 켄 로젠탈은 그럼에도 일부 팀들이 트레이드 시장이 닫히기 직전까지 화이트삭스와 협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크로셰가 그 정도로 매력적이란 얘기다. 또한, 올 시즌이 끝나고 다시 트레이드가 진행될 수도 있다. 이번 사태로 크로셰의 트레이드가 완전히 막힌 건 아니라는 게 로젠탈 생각이다.
크로셰는 우선 화이트삭스에서 시즌을 이어간다. 헤이먼은 자신의 SNS에 “화이트삭스와 크로셰는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정상적인 워크로드를 소화할 계획이다. 불펜으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며, 휴식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건강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선발투수의 루틴을 찾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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