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침뱉는 ‘어글리 래퍼’들[스경X이슈]

김희원 기자 2024. 8. 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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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경향신문 자료이미지



‘힙합 정신’이 뭐길래.

‘사망 자작극’으로 신곡 바이럴을 한 치트키부터 행인을 폭행한 유명래퍼까지, 국내 힙합계가 각종 사회적 물의로 얼룩지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1일 유명 래퍼 A씨(39)가 행인을 폭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8일 오후 8시 30분쯤 마포구의 한 공원 나들목에서 ‘자전거를 똑바로 끌고 가라’라는 취지로 말하며 휴대전화 등으로 행인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방은 눈 인근이 찢어지고 치아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A씨와 B씨를 상대로 기초 조사를 진행하고 귀가 조처했다.

A씨는 2008년 유명 엔터테인먼트에 영입된 후 2010년 데뷔곡을 내며 가요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프로듀서로 출연한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안겼다.

래퍼 치트키. SNS 캡처



이에 앞서 언더그라운드 래퍼 치트키는 신곡 바이럴을 위해 사망 자작극을 벌이는 기행을 벌였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트키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치트키의 친구라고 주장한 인물은 “SNS 팔로워 1400명 달성 공약을 지키기 위해 5층 옥상 가장자리에서 떨어지는 흉내를 내려다 미끄러져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적었다.

이어 치트키의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B씨도 SNS를 통해 치트키를 추모하는 글을 남겨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사망설이 기정사실화 됐다.

래퍼 치트키. SNS 캡처



그러나 며칠 뒤 치트키 본인이 직접 나타나 ‘사망설’이 SNS 바이럴임을 고백했다. 그는 31일 새벽에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내가 공권력 낭비했다고? 난 법도 안 어겼는데, 속죄를 왜 하냐. 너네들이 바뀌어야 한다. 앞으론 사실 확인하고 뉴스 올려라. 난 똑똑하니까 너네들을 그냥 테스트한 것”이라며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야 내가 내 목숨 갖고 한 번 바이럴 하겠다는데. 나한테 관심도 없던 XX들이”라는 발언까지 해 충격을 안겼다.

2003년생 치트키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온 래퍼다.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곡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으며, 지난해 래퍼 로볼프와 길거리 난투극을 벌이는 등 각종 기행을 일삼아왔다.

래퍼 노엘. 연합뉴스



하루걸러 래퍼들의 기행과 범법 행위가 주목받고 있지만, 이는 사실 하루이틀일이 아니다.

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3’ 준우승자 래퍼 아이언은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다 자살했다. 그는 2016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이어 2018년에는 전 여자친구를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판결을 받았다.

게다가 2020년에는 자신에게 음악을 배우던 미성년자 남학생을 야구방망이로 수십차례 내려친 폭행 혐의를 받아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갖가지 물의를 빚은 그는 2021년 1월 25일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끝내 숨을 거뒀다.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래퍼 노엘은 2019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후 2021년에는 무면허 운전 및 경찰 폭행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22년 10월 출소했다.

또 래퍼 블랙넛은 2019년 여성 래퍼를 겨냥한 성적 모욕 가사를 써 고소 당했다. 그는 항소심 1차 공판에서 “힙합 팬들에게는 용인될 수 있다”며 무죄를 호소했으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래퍼들의 실망스러운 소식이 연달아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라며 국내 힙합신이 얼룩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문장은 3년 전 악동뮤지션 이찬혁이 자신의 노래에 반영하기도 했다.

‘자유’ ‘저항정신’이라는 명목하에 무지성 행위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힙합은 흔히 저항정신을 뿌리로 두고 있다고 하지만, 일부 래퍼들은 범법, 마약, 성희롱 등 엇나간 사회 저항으로 다른 래퍼들을 욕먹이고, 힙합신을 어지럽히고 있다.

늘 멋있는 척 하지만 ‘안 멋진’ 행위를 하는 래퍼들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이들은 “이찬혁 1승 추가” “어젠 죽은 척 쇼하질 않나 오늘은 행인을 폭행하질 않나. 이러니 힙찔이(힙합+찌질이)라는 소리가 나오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았다.

김희원 온라인기자 khil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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